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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이끄는 동력 ... 유가 기저효과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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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이끄는 동력 ... 유가 기저효과 +α
  • 전규연 애널리스트 / 하나금융투자
  • 승인 2021.02.05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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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실제 소비자물가의 향방에 대한 미국 연준위원들과 시장 전문가들의 생각은 양분되어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대변하는 BEI(Breakeven Inflation rate) 10년물은 지난해 3월 저점(0.5%) 이후 2.1%까지 상승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결국 소비자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침체를 제어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에 막대한 부채가 쌓였기 때문이다. GDP 대비 전세계 정부부채는 지난 2019년 말 86.7%에서 지난해 2분기까지 99.3%로 급증했다. 만약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게 나타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거나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진행하게 되면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지난 1월 FOMC에서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두고 인플레이션은 12개월 전 대비로 측정되는데, 지난해 3~4월에 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아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경제 재개 시 일부의 억제된 소비가 급증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거나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수십년 간의 인플레이션 역학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국면에 있었고, 필립스 곡선이 평탄화되는 인플레이션 역학 변화도 단기간 내에 빠르게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현 상황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준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연준의 물가에 대한 인내심은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하회했고 이에 따라 2% 상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유가의 기저효과가 상반기 물가 상승에 미치는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크게 상품물가와 서비스물가로 나뉜다.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항목은 상품이 38%, 서비스가 62%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품과 서비스 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둔화를 이끌었다. 상품 부문은 유가를 필두로 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주요했다. 서비스 물가는 대면 접촉이 빈번한 서비스 업중들의 수요 약화와 정부의 정책적 영향에 따른 공공 서비스 물가 하락이 동반됐다. 

최근 유가는 월평균 기준으로 지난 2019년 12월 수준과 비교해 약 86.8% 회복된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유가 충격에 따라 에너지 가격 발 기저효과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내 에너지 부문 비중도 지난해 기준으로 6.7% 수준이다. 

특히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원유 의존도가 감소하면서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 1970년 이후 유가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울기는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물품 가격은 실제 원재료들의 가격 변동폭에 비해 변동성이 약화된다.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에너지 가격은 주로 운송이나 난방 관련 수요다. 대표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 등락률에 비해 소비자물가 내 휘발유 가격 지수 변동폭이 낮다. 

변동성이 낮다면 그만큼 기저효과도 줄어든다.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를 반영한 물가는 올해 3~5월 중 가장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3% 이상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2%대로 점차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들
다만 이와 같은 기저효과를 제외해도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들은 상존한다. 

산업용 금속, 농산물 등 대다수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2~3분기 집단 면역이 형성돼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고 이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부각될 여지가 있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도 있다. 특히 지난 금융위기 당시 시중은행의 초과 지준이 증가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급여 보호 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 등을 통해 민간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이 공급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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