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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논의와 한은의 역할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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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논의와 한은의 역할에 대한 견해
  • 임혜윤 애널리스트 / KTB투자증권
  • 승인 2021.02.19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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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유발한 고용충격은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에 집중
지난달 국내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98.2만명 감소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는 지난해 3월 이후 감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고용위축이 주로 임시 및 일용근로자와 자영업자(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한 도/소매, 숙박/음식 등 서비스업 부진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원하지만 취업하지 못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발생한 충격이 주로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면, 이들 계층의 소득감소에 따른 불균형 심화는 불가피다. 

최근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다음주에는 금융통화위원회(25일)도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 정책대응 이슈를 살펴본다. 

# 정책여력은 저소득층 고용 충격과 구매력 약화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돼야 
분위별 소득증가율을 들여다보면,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 소득 부진이 불균형 심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4개 분기 중 1분위(하위 20%) 소득증가율이 5분위(상위 20%) 소득증가율을 상회한 분기는 지난해 2분기가 유일하다. 이 기간에 1분위는 8.9% 증가했고 5분위는 2.6% 증가했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지원금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가 배경으로 보인다. 1분위 소득에서 이전소득을 제외한 근로 및 사업소득은 증가세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1분위 근로소득은 4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감안하면, 정책 최우선 목표는 ‘저소득층 고용 충격과 구매력 약화의 최소화’가 돼야 할 것이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재정적자나 정부부채 증가 등의 우려보다는 확장재정 운용 기조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자산가격 상승 우려보다는 완화기조를 강화해 재정지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활용한 소득지원은 적절하다. 한국은행(이하 한은)도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을 통해 재정지출 확대 부담 완화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 지금은 추경을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과 한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
재정지출 확대와 통화완화 기조 강화에 대한 일각의 우려들도 상존하다. 재정건전성 악화 부담과 자산시장 과열 등이 그 근거다. 물론 이와 같은 우려도 일정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지금은 해당 우려가 정책 방향성을 선회해야 할 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올해 추경이 한 차례만 현실화 되어도 총지출은 지난해보다 늘어나게 되지만, 이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는 과도하다. 만약 추경 규모가 현재 논의되고 있는 15조원일 경우, 올해 지출은 지난해 4차례 추경포함 지출 대비 2.9% 증가하게 된다. 정부부채에서 해외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도 꾸준히 하락해 급격한 자본유출이나 조달비용 급증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논점은 재정지출 확대 여부보다도 어디에 지출할 것인기자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지속성이 낮을 뿐 아니라, 공공부문 팽창으로 이어져 생산성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소득보전과 직업훈련 등을 통한 노동시장 재진입 기회 제공에 집중돼야 한다. 

통화완화 기조 지속에 대해 자산가격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일 수 있다. 지금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것은 저소득층 소득(근로소득) 감소에 따른 고소득층 및 중산층과 저소득층 간 불균형 심화다. 미국 경우 1967~2018년까지 고소득층 및 중산층 내 격차(상위 10% 소득비율/상위 50% 소득 대비)는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 격차(상위 50% 소득비율/하위 20% 소득 비율)는 경기가 충격을 받을 때마다 가파르게 확대됐다. 

고용동향과 분위별 소득변화를 토대로 보면, 한국도 중산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국내 통화당국도 자산시장 과열과 부채문제 보다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불균형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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