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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미국 실질금리 상승 조금씩 용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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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미국 실질금리 상승 조금씩 용인할 듯
  • 최서영 애널리스트 / 삼성선물
  • 승인 2021.02.22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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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대물가 및 장기 국채금리 상승을 둘러싼 기대 반, 걱정 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34%까지 높아지면서 코로나19 국면 초기였던 지난해 2월 말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로서는 재정부양책으로 인한 성장과 물가 상승 기대가 배경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전반을 크게 위협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본적 없는 기울기로 기대물가와 명목금리 상승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레벨보다는 속도에 대한 경계심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조금씩 유발하고 있다. 

실물경기 반등 기대와 함께 금리가 상승하며 증시에도 차별적인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경기 반등 수혜를 입는 경기민감주들 대비 저금리 혜택을 많이 받아온 성장주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들의 공급 차질 및 수요 개선 이슈가 함께 겹치며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향후 물가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2분기로 갈수록 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부양책과 경제정상화 기대)과 마찰적 요인들(공급측 차질, 기저효과 등)이 함께 물가지표에 반영되면, 시장 전반을 긴장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물가상승이 지속적인지, 일시적인지 명확히 구분이 힘든 만큼,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가 기대물가 및 장기 국채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처럼 얹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상대적으로 미국 경기 강세 전망이 굳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5.3% 늘어났다. 이는 전월 증가분(-1.0%) 및 예상치(+1.1%)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 이전 시기인 지난해 1월 대비로도 +7.4%를 기록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Economic Tracker’에 따르면 저소득층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소득보전 정책의 보조금 영향과 백신 보급 소식이 저소득층들의 고용회복 시점 전망을 개선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저소득층은 보조금에 더해 기존 급여보다 많은 소득보전 실업수당을 보전받은 비중이 높다. 만일 백신 보급 절차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소득보전 정책 통과 소식까지 들린다면, 미국 소비성향은 예상보다 더 강할 가능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 차별적 성장 전망 유지는 미국 경제가 소화 가능한 명목과 실질금리 레벨이 계속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연준, 기대물가 기울기 관리 위해 실질금리 조금씩 높여갈 것으로 예상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기울기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이와 같은 상승 배경은 기대물가다. 지난 2014년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기대물가를 따라 상승한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1.34%를 기록했고, 30년물 국채금리는 2.1%를 넘어섰다. 

최근 기대물가 상승세는 물가 오버슈팅을 용인해 최대고용을 추구하고 고압경제를 현실화시키겠다는 연준과 정부의 정책 조합이 성공적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일각에서 이런 현상을 두고 제시되는 '경계'는 속도 때문이다. 

현재 연준은 기대물가와 명목금리간 격차인 실질금리를 관리 중이다. 미국 실질금리는 작년 8월경부터 -1%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실질금리를 고정변수와 근접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명목금리가 기대물가에 사실상 연동된 흐름을 유지하도록 용인해야 한다. 

즉 현재 명목금리 상승 속도 및 레벨을 절대적으로 좌우하고 있는 요인은 기대물가다. 아직 기대물가 및 명목금리 상승세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는 이유는 기대물가를 움직이는 주요 동인이 정책 및 성장에 대한 기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급측 인플레이션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측 차질이 원자재 조달 및 제조 등 여러 단계에 병목 현상을 만들면서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 경계가 얹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급능력 회복 이전에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수요, 그리고 정책의 ‘소득보전’ 정책은 기대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기대물가 상단을 열어두는 정책입안자들의 태도와 백신 보급으로 점차 다가오는 경제 정상화 시점, 추가 소득 보전 정책으로 인한 미국 가계 소비성향 등 수요 전망 개선 요인들이 존재한다. 또한 공급 측의 마찰적 요인이 더해지고 여기에 기저효과까지 동반된다면 기대물가와 명목금리를 둘러싼 기대가 우려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만일 명목금리를 높이는 변수가 기대물가라면, 연준은 명목금리를 아래로 잡아놓기 어렵다. 기대물가 상승세 대비 명목금리 상승을 완만하게 가져가면, 그 격차인 실질금리가 더 낮아진다. 이와 같은 실질금리 하락은 기대물가를 추가로 자극하는 요인이다. 

이와 같은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연준은 이제부터 실질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용인해 기대물가 기울기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에 대한 기대 이외에 다른 마찰적 요인들이 기대물가나 금리 상승을 더 자극하기 전에, 실질금리 상승을 조금씩 유도해 상승 기울기를 낮춰 기대물가 급등 가능성을 제어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정책과 경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의 최대고용 추구도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고용이 충분히 회복세를 보이기 이전에 기대물가가 먼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은 역으로 목표 달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기에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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