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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안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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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안의 실체는?
  • 박상현 애널리스트 / DGB금융그룹
  • 승인 2021.03.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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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금융시장 불안, 다시 고개 들어
중국 주식시장 및 외환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발 금융불안이 다시 엄습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만 해도 상승 랠리를 보이던 중국 주가가 급격한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중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절상 기조를 유지하던 위안화마저도 3월 들어서는 절하 추세로 돌아서면서 중국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가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최근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하는 것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 현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공교롭게 달러화 지수가 지난 2월 20일 이후 저점을 기록한 이후 강세로 전환하면서 중국 증시 조정은 물론 위안화 가치 추이도 변화가 시작된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이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시사한다.

미국 국채 금리와 중국 금융시장 불안 사이의 연결고리는 이미 노출된 것이지만 부채 리스크다. 중국 기업부채 추이를 보면 20년 9월말 기준으로 중국 기업부채 규모는 GDP 대비 163.1%로 코로나 19 직전인 19년 12월말 150.1%에 비해 기업부채 규모가 13%p나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약 2.6조 달러가 급증했다. 미국 기업부채가 동기간 GDP 대비 75.7%에서 83.5%로 7.8%p, 금액으로는 1.3조 증가한 것에 비해 중국 기업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과 공급개혁 등을 통한 기업부채 축소 정책이 사실상 코로나 19 로 인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코로나 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급증한 중국 기업 부채 규모는 그 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 동반으로 다시 주목받게 되면서 중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연계된 중국 기업부채 리스크와 더불어 중국 증시 조정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중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즉 긴축기조 전환 우려 그리고 중국 정부의 디지털 기업 규제 리스크라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중국 정부가 13년만에 반독점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 경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밖에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에도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미-중 관계 역시 증시는 물론 위안화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요약하면, 최근 중국 증시 등 금융시장 불안 역시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에 따른 나비효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각종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 확대도 금융시장 불안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 15년말~16년초 중국 신용리스크 위기 당시와는 다르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고개를 들면서 15년말 중국발 신용리스크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중국발 불안으로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도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금융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 조정은 물론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밝히면 15년말과 같은 중국발 신용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15년과 위기의 시나리오는 비슷하지만, 즉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구도는 유사하지만 구체적인 실체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우선, 미 연준의 스탠스이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은 현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욱이 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 추가적 통화완화정책 카드를 꺼내들 용의를 내비치고 있다. 15년말 정책금리를 인상하던 미 연준의 정책 스탠스와 차이가 있다.

둘째, 달러 강세의 지속성이다. 미국 금리 급등으로 달러화가 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15년말 당시의 달러화 흐름과는 큰 차이가 있다. 14년 4월 79수준이던 달러화 지수는 15년 11월에는 100을 상회하는 등 달러화 지수가 25% 이상 폭등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있었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지수는 연말대비 2.8% 상승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미국 국채금리 급등 현상이 진정될 경우 달러화 강세 현상이 누그러질 수 있음은 15년 당시 달러화 지수와는 구별되는 부문이다.

셋째, 중국 경제 펀더멘탈이다. 15년 당시는 중국 경기가 공급개혁과 부채축소 정책 등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하던 국면이었다. 이러한 중국 경기의 하강 사이클은 유가를 통해서도 잘나타나고 있다. 14년 중반 100 달러를 상회하던 유가는 중국 경기둔화와 이머징 신용리스크로 16년초에는 20달러까지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중국 경제는 회복 추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인대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 목표가 6% 이상이라고 밝혔지만 21년 중국 GDP 성장률이 8%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1~2분기 기저효과 등으로 중국 각종 경제지표가 강한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음은 중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탈을 뒷받침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 1~2월 수출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동기 61% 증가했고 자동차 판매 역시 1월 30% 가까운 증가에 이어 2월에는 기저효과로 더욱 큰 폭의 증가율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전인대 이후 내수부양과 기술독립을 위한 쌍순환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도 중국 경제 펀더멘탈은 15년 당시와는 차별화될 것이다.

미국 금리 불안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 불안도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역으로 미국 금리 흐름이 안정을 찾는다면 중국 금융시장 역시 빠르게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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