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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Jobs Plan과 골디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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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Jobs Plan과 골디락스
  • 권희진 애널리스트 / 한국투자증권
  • 승인 2021.04.0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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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행정부, 인프라 투자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준), 피츠버그에서 인프라 투자와 이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정책 이름은 ‘The American Jobs Plan’으로, 8년 동안 2조 2,620억 달러를 지출해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고 첨단 산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원 조달은 주로 법인세 인상에서 나오는데, 미국 내 법인세율을 높일 뿐 아니라 미국 법인의 해외 자회사 이익에 대한 과세율도 인상하고 무형 소득에 대한 조세 허점을 없애 세금 징수를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번 정책은 대기업, 특히 무형 자산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이익을 벌어들이는 다국적 기업의 부(富)를 경제 전반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진보적인 진영을 대표하는 Brookings Institution은 예전부터 다국적 기업의 과도한 잉여 현금이 극소수의 대주주에게 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선거 전부터 이에 대한 과세를 통해 인프라 환경을 개선하고 미국 경제의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해온 바 있다.

# 당장의 성장률 제고 효과 제한적이나 중장기 골디락스 환경 강화할 전망
American Jobs Plan은 코로나 사태 이후 시행되었던 여러 부양책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겠지만, 정책의 성격이 달라 그 영향도 차별화될 것이다. 

먼저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이전의 부양책보다는 작을 듯하다. 지난 3월 통과된 1.9조 달러의 부양책(미국 GDP의 10% 규모)은 일시에 가계와 소상 공인에게 지급되었다. 이는 0.4 가량의 승수효과를 내면서 올해 미국 실질 GDP를 7700억 달러 가량 높여 성장률을 4%p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GDP가 이렇게 증가하면 잠재 GDP를 상회해 당장 올해부터 아웃풋 갭1이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American Jobs Plan을 통해 추가로 높아지는 성장률 폭은 1%p 미만이 될 것이다. 우선 공화당의 반대가 심해 민주당이 조정절차를 통해 10월 중 이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021년 성장률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해당 법안이 수정없이 그대로 통과될 것을 가정할 경우 내년 성장률을 0.4%p 가량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연간 투자 규모가 약 2,500억 달러, 법인세 확대 규모가 1,250억 달러이기 때문에 정부의 순지출 규모는 1,250억 달러가 되고, 여기에 재정승수 0.7을 적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부지출의 재정 승수는 0.5~1.2 정도였는데, 가장 높은 1.2의 승수를 적용할 경우 최대 성장률 상승폭은 0.7%p 정도가 될 전망이다.

당장의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이번 정책의 가장 큰 의의는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의 재정정책들은 정부가 중앙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직접 레버리지를 일으켜 재원을 마련했다. 현 시점에서 없었던 돈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는 시중 유동성을 확대시키고 중앙은행이 자산을 축소하면서 정부로부터 순상환을 받아내기 전까지는 줄어들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만들어진 돈이 가계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꺼번에 현금화되었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서 순환하는 유동성 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기대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같은 시점 실물 경제 내에서의 자원 배분을 통해 마련할 세수가 지출의 약 65%를 충당할 계획이다. 물론 여전히 8000억 달러 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국채 발행을 영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 역시 투자가 진행되는 전체 기간에 걸쳐 나눠 조달될 것이라 실제 유동성 확대 효과가 분산돼 현재의 기대 물가 상승세를 크게 가속화시키지는 않을 듯하다. 정부 지출과 수입이 상쇄되면서 GDP 성장률을 단기간 내 끌어올리는 효과는 작아졌지만 그만큼 아웃풋 갭에 미치는 영향도 작다. 만약 인프라 개선을 통해 경제의 최대 생산 능력을 늘린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물가 부담을 털어내고 성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American Jobs Plan은 미국의 물가와 금리를 크게 자극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골디락스 환경을 강화할것으로 예상한다.

# 한국 경제 Comment: 3 월 수출, 역대급 기록의 연속
수출 신기록 행진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 외 수출 개선 모멘텀 뚜렷 역대급 실적이 이어졌다. 3월 일평균 수출액은 22.4억달러로 지난 1~2월과 같이 역대 동월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이 절대적인 금액 측면에서 선전하면서 전년비 증가 폭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자동차 및 기계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에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액이 박스권 최상단까지 높아져 전년비 18.5% 증가하면서 반도체 8.6% 대비 큰 폭 늘었다. 이번 수출 상승 사이클은 이전 상승 사이클이었던 2017~2018년 반도체 독주와는 다르게 보다 다양한 품목이 이끄는 형태가 되는 모습이다.

#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2분기 수출 호조 지속될 전망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 경기는 2분기에도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규주문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고 수준도 낮기 때문에 경기 회복의 핵심인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수출에 약 2~3개월 선행해 수출 향방에 유의미한 단서를 주는 OCED 확산 지수도 수출의 추가 개선을 암시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1분기 12.7%에서 2분기 글로벌 락다운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4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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