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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 백신 접종 속도가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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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 백신 접종 속도가 좌우한다
  • 나정환 애널리스트 / DS투자증권
  • 승인 2021.04.0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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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준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추이에 따라 경기 회복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발언하였다. 최근 FOMC에서 연준은 2021년 미국GDP 성장률 전망을 +4.2% 에서 +6.5%로 상향 조정하였다. 즉,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 및 안정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물론 경제 성장률 전망 상향에 주요인은 재정정책이겠으나, 미국 내 백신 1회 접종률이 40%를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선진국 중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이다. 2월에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서는 호텔 여행 항공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이들 업종은 횡보하고 있다. 결국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의 강도가 자산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은 있는가? 이스라엘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인구수가 930만명으로 적은 덕에 인구의 50% 이상이 2차 접종을 마쳤다. 이스라엘의 일간 확진자수는 급감하고 있어 조만간 코로나19 청정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백신 접종률 추이에 따라 국가별 경제 회복 속도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 백신 접종속도에 따라 경기 회복속도도 달라진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순서는 미국 영국 > 유럽국 > 신흥국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리 둔화될수록 대면 활동이 가능해지고, 서비스업종 고용자수가 다시 반등하면서 경제가 살아나는 구조이다.

1) 미국: 코로나19 백신 접종비율이 60% 도달하는 3분기에 대면활동이 증가할 것
미국에서 여전히 5만~6만명대의 일간 확진자수가 발생하고 있다. 분명히 백신 접종이 시작한 올해 1월초에 일간 확진자수가 20만명대를 기록하던 시기 대비 개선되었다. 다만, 일간 확진자수 5만명대로 진입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5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확진자수가 증가할 기세다.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인구가 미국 전체의 40%를 넘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감염예방에 대해 부주의 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점은 미국 정부가 최근 백신 접종 대상자를 성인의 90% 까지 확대하면서, 올해 2분기 안에 미국인의 2/3가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접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

이스라엘의 경우, 1회 이상 백신 접종한 인구가 60%를 넘어서면서 재생산지수가 1이하로 낮아졌고 , 신규 확진자수 는 400명대까지 줄어들었다. 미국도 인구의 60% 이상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접종을 하게 되면, 재생산지수가 1이하로 낮아지고 일간 확진자수가 5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 현재 미국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비율은 29% 수준으로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이면 접종비율이 60%에 도달할 것이다 . 미국의 본격적인 경제회복은 대면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가 시작일 수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는 3분기를 고려했기 때문에 연준이 3월 FOMC에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상향한 것으로 보인다. 변종 발생 등 코로나19 확산세를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3분기 백신효과를 가정하면 미국은 코로나19를 가장 빠르게 종식시킨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올해 3분기 미국 서비스 소비와 서비스업 고용지표가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을 넘어 경제 확장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유럽: 코로나19 백신 접종속도는 빠르다
백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영국을 제외하고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의 일간 확진자수는 작년 11월의 고점 수준인 5만명대를 진입할 추세로 늘어나고 있고, 독일도 2월에 신규 확진자수가 9천명대까지 줄어들었다가 다시 2만명대로 늘어나고 있다. 유럽국가의 확산세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행히도 유럽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백신 접종률 최소 1회 은 모두 11% 수준이다. 한국 접종률이 1.7%, 인도 접종률이 3.9%인 점을
감안하면 유럽국가의 백신 접종 속도는 빠르다. 백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 접종속도가 더 빨리질 것을 가정하면, 유럽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미국보다는 느린 올해 4분기 시점에야 6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4분기에 백신 효과로 인한 대면경제가 가능하게 되면 유럽국가에서도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3) 신흥국: 코로나19 재확산되고 있지만 백신 확보가 어려움
같은 숫자의 코로나19 일간 확진자가 발생해도,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경우가 그렇다. 신흥국은 유럽국가와 비슷하게 코로나19 가 재확산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유럽국가 대비 낮은수준이다. 브라질과 인도에서 최소 1번이상 백신을 접종한 인구비율은 각각 6.4%, 3.7%로 11% 수준인 유럽국가 대비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백신 개발국가들이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접종시키다 보니, 신흥국이 백 신을 공급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자국민 백신 접종률이 60~70% 대에 도달해야 신흥국에도 적극적으로 백신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신흥국들이 미국의 백신물량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백신접종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 4분기부터이고, 신흥국의 백신접종률이 60%를 넘어서 온전한 대면활동이 가능한 시점은 2022년부터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신흥국 최악의 시나리오는 낮은 백신 접종률로 대면 소비도 안되고 선진국향 수출액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대면 활동이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되면, 코로나19 시기의 재화 소비가 서비스 소비로 전환될 것이고, 그동안 꾸준히 있던 내구재 수요가 줄어들어 신흥국의 선진국향 수출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우려라고 판단한다.

미국의 소비가 서비스 위주로 전환된다고 해도, 3분기에도 여전히 비대면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국가의 재화 수요는 신흥국 수출액을 지지해 줄 것이다. 또한 올해 연말 미국과 유럽국가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이 대면 활동으로 서비스 소비를 늘린다고 해도 재화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60%를 상회하기 시작함에 따라 소비는 점진적으로 재화 위주에서 서비스 위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즉, 신흥국에서 수출하는 재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락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다

# 한국 수출 호조, 문제 없다
국가별 백신 접종률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한국이 고려해야 할 부분은 국가별 수출과 원달러 환율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미국의 소비가 서비스 위주로 전환된다고 해도, 유럽국가의 비대면 관련 상품 소비 타블렛 PC, 게임기, 인테리어 용품 등는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올해 3월 한국 수출액은 다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3월 수출액은 538.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6.6% 증가하였다. 특히, 3대 수출 시장인 중국, 미국, EU향 수출액이 큰폭으로 성장하였는데, 이는 코로나 19 가 확산되면서 선진국의 재화 상품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3월 EU향 수출액은 63.4억 달러 (YoY + 36.6%)로 역대 최대 월간수출액을 기록하였다. 올해 3분기에 미국의 대면 활동이 시작되면서 미국의 재화 소비가 줄고, 한국의 미국향 수출액이 감소하더라도, EU향 수출액의 증가로 인해 한국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국가별 백신 접종속도의 차이는 곧 경기 성장률의 차이로 나타나고, 이는 환율의 차이로 나타난다. 경제 성장률 관점에서는 2,3 분기에 미국의 대면 활동이 살아나면서 달러는 잠시 강세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4 분기에 유럽의 대면 경기가 회복되면서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달러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띄는 시기는 연준이 현행 자산매입 을 축소하는 시점일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0pt 전후에서 움직이던 달러 지수가 급등한 시점은 버냉키 의장이 실제로 테이퍼링을 시작한 이후 자산매입을 멈춘 2014년 6월부터였다. 현재 국가별 경제 성장률의 차이로 달러가 잠시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되는 시점은 내년일 것으로 전망한다. 

2분기와 3분기에 미국의 강한 경제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원 달러 환율은 약세 상승세를 보일 수 있고, 이는 수출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달러가 추세적으로 강세로 전환되는 시점은 테이퍼링이 예상되는 2022년이기에, 올해 원 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오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유럽의 경제 회복이 예상되는 4 분기에 달러 약세로 원 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백신 접종속도가 다른 국가 대비 느리다는 점에서 대면 경제 활성화가 늦어지는 점이 있겠으나, 단기적인 관점에서 원 달러 약세와 함께 수출 호조는 한국 경제 회복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 미국 경제: 경기 회복을 넘어 경기 확장을 생각해 볼 시점
미국의 백신 보급률이 예상대로 2분기에 60%를 달성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아닌 경기 확장을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 백신효과와 함께 바이든의 2.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투자 정책이 맞물리게 되면서 고용지표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정책의 이름은 American Job Plan으로 공공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골자이다. 고용이 회복되면서 경기 확장 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볼 만한 시장은 이미 경기 확장기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다.

1) 미국 부동산 시장이 미 경제 성장에 기여
미국 30년 모기지 금리 고정금리가 2.7%까지 도달한 후 반등하고 있음에도 미국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올해 1월 케이스실러 지수의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11.2%로 2004년 수준이다 . 미국 부동산 시장이 확장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1)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2)주택 재고가 부족하기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30대에 진입하면서 가정을 갖기 시작 하고 집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작년 코로나19 로 인해 30년 모기지 금리가 3%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주택 구매 여력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주택 구매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주택 공급량도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올해 1월 기존주택 재고 개월 수 현재 물량이 소진되기까지 걸리는 개월 수는 2개월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의 주택 재고량을 나타내고 있다. 주택 재고 부족으로 인한 미 부동산 가격 상승이 리스크로 작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8년에는 과도한 주택 공급량이 금융위기로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2021년이 2008년과 달리 밀레니얼 세대의 실질적인 수요가 살아나면서 주택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폭락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민간주택 건설 산업이 활황을 띄면서 관련 고용이 살아나면, 백신효과와 맞물려서 미국 경제가 확장기로 가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미국 주택 착용 및 허가건수는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고, 주택 건설 업종이 홈디포와 로우스의 주가 흐름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의 American Job Plan이 인프라 투자로 공공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미 부동산 재고 부족은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미국 고용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대면 활동이 본격화되면 부동산 시장 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미 경제는 확장기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기가 아닌 경제 확장구간으로의 진입을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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