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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물가 논란 중요한 내러티브로 부상한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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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물가 논란 중요한 내러티브로 부상한 인플레이션
  • 공동락 애널리스트 / 대신증권
  • 승인 2021.04.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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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한바탕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인플레이션 공방전. 

연준(Fed)이 거듭해서 이번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지만 이미 인플레이션은 금융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사실 지난해 마이너스 유가와 같은 유례가 없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점은 이미 충분히 예견됐다. 하지만 막상 물가가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뛰는 과정을 확인하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대로 이에 대한 연준(Fed)의 대응은 본인들의 견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통화당국의 입장에서 이미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통해 물가가 목표영역인 2%를 상회하더라도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해둔 상황에서 다른 조치나 접근을 내놓는다는 것은 자칫 금융시장의 오해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대로 물가에 대한 입장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 외에 딱히 다른 대안은 없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에 버금 갈 정도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내러티브(narrative)가 되었다. 우리는 향후에도 인플레이션 논쟁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부각될 여지가 클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은 역시나 이번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고 추세적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달리 말하면 통화당국의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이슈가 그리 심각하거나 문제화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반면에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상당한 가중치를 두고 예의주시하려는 재료로 인식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당사는 중앙은행들의 진단과 달리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원인들로 1)금융위기 이후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생소함 2)세대나 연령별로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인식 격차 등을 들고자 한다.

#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생소함
우리는 물가 안정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중앙은행이 거듭해서 추세적인 물가 상승이 아니라는 견해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인플레이션이 쟁점으로 부상했던 원인들로 1)인플레이션 재료의 생소함 2)세대 간의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인식 격차 등을 들었다. 다음은 해당 원인들에 대한 세부 내용이다.

첫째,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낮았던 물가 여건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이슈를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매우 생소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혹은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로 사문화된 어휘에 가까웠다. 특히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유동성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연준을 포함한 상당수 통화당국들은 이제 물가가 상승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이나 분석보다는 그만큼 유동성을 확장적으로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 문제로 초점을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1)중국 등 저임금 국가들의 생산 확대 2)아마존 효과로 표현되는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가격 탐색 비용의 하락 3)노령화를 포함한 인구구조의 변화 등이 낮은 물가를 설명하는 주요한 원인들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 코로나19 충격 이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관심은 저물가 상황에 대한 통화당국 차원의 포지션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였다. 물가 목표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낮게 형성되는 물가 상황을 놓고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냐 혹은 디플레이션(deflation)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시기가 불과 1년 전이니 말이다.

필자는 이처럼 물가에 대한 논쟁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저(低)물가에 집중됐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충격을 거치며 곧바로 인플레이션 논쟁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어색함이나 생소함이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더욱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내러티브 형성에 기여했다는 입장이다.

# 세대별 혹은 연령별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인식 격차
둘째,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세대나 연령별 인식의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정 이슈가 금융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내러티브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이나 경제 주체들에게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하지만 시장이나 경제 구성원들이 모두 균일하게 이슈에 반응하진 않는다. 나이나 세대별로 이슈에 대한 반응의 정도가 다를 수 있으며 세분화하는 기준에 따라 상이한 반응도 나올 수 있다.

필자가 본 자료에서 생각해 본 세분화의 기준은 바로 연령별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이다. 실제 학창 시절이나 사회 생활을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평가하는 기준이나 잣대가 상이할 수 있다. 필자와 같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1970년~80년대를 경험한 세대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저(低) 물가 상황이 고착됐던 시절을 경험한 세대 간에는 물가 이슈에 대한 기대가 상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대 간의 물가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면 통화당국의 물가 진단에 대한 반응 역시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현재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추세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중앙은행의 물가 판단에 대해 필자와 같은 세대는 공감을 보이는 반면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지 않았던 시절을 경험한 세대의 입장에서는 이미 수치상으로 물가가 2%를 넘었다면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은 소위 ‘문제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근간으로 세대별 인플레이션 인식에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필자가 활용한 데이터는 미국 미시간대학이 집계 발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서베이다. 해당 지표는 세대별(18~34세, 35~54세 그리고 55세 이상 총 3가지 연령대로 나뉨) 구분 외에도 소득 수준별, 성별 물가 인식에 대한 구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본 자료에서는 연령대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의 차이를 수치로 확인했다.

해당 데이터들을 확인한 결과 연령별로 기대 인플레이션의 수준에는 차이가 존재했고, 특정한 시기를 제외하고 보통 은 높은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에 비해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았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수치상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내러티브에 대한 반응 역시 연령별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하다.

예를 들어 지난 2월에 향후 5년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2.9%였던 55세 이상의 연령대와 2.3%에 그쳤던 18~34세 간의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반응은 상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해당 재료에 대한 반응과 자금 운용 전략 역시 차이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연령대별 물가 인식의 격차는 향후 중앙은행이 물가 진단이나 평가를 외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보다 정밀 하고 세분화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 인플레이션 이슈 실체에 비해 상당 기간 영향력 예상 
1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공방전이 치열했다. 이미 지난해 코로나코로나19로 인해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올해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일제히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자 금융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대한 연준연준(Fed)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의 대응은 이번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추세적으로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히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통화당국의 입장에서 이미 평균물가목표제제(AIT)를 통해 물가가 목표 영역인 2%를 상회하더라도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둔만큼 다른 조치나 접근은 자칫 시장의 오해를 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향후에도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이슈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즉 통화당국이 견해를 밝힌 것처럼 실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고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금융시장의 내러티브(narrative)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상당한 비중을 두고 예의주시할 것이란 의미다.

당사는 중앙은행들의 진단과 달리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원인들로 1)금융위기 이후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생소함 2)세대나 연령별로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인식 격차 등을 들고자 한다.

다만 당국과 시장 간의 인플레를 둘러싼 인식의 괴리는 재료에 대한 노출이 지속되면서 좁혀질 여지가 크며크며, 동시에 1분기처럼 급격한 탠트럼(tantrum)으로 확산될 가능성 역시 낮아질 것이라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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