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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 자동화 기업 유아이패스, 기업가치 최대 28.7조원 IPO…보수적인 공모가밴드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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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 자동화 기업 유아이패스, 기업가치 최대 28.7조원 IPO…보수적인 공모가밴드 책정
  • 하수빈 기자
  • 승인 2021.04.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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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이패스 로고. 사진출처: 유아이패스 페이스북.
유아이패스 로고. 사진출처: 유아이패스 페이스북.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산업의 선도기업 유아이패스(UiPath, NYSE: PATH)가 뉴욕증시에 입성한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목표 시가총액이 258억 달러(약 28조6,973억원)에 이르는 대어급 IPO다. 다만 IPO를 통해 회사가 제시한 기업가치가 올해 2월의 펀딩 라운드에도 못미쳐 시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128만주의 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43~50달러다. 계획대로 상장을 마친다면 회사는 최대 10억 6,410만 달러(약 1조1,836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앞서 3월에 최초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밝혔던 10억 달러(약 1조1,123억원) 규모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공모가밴드를 기준으로 한 회사의 시가총액은 최대 258억 달러를 넘어선다.

적지 않은 규모지만, 유아이패스가 이번 상장을 위해 제시한 기업밸류가 가장 최근 있었던 가치평가에 못미친 까닭에 많은 이들로부터 아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작년 7월에 진행된 시리즈 E펀드 라운드에서 2억 2,500만 달러(약 2,502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102억 달러(약 11조3,454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이어 올해 2월 7억 5,000만 달러(약 8,34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던 시리즈 F라운드에서는 약 반년만에 그에 3배에 달하는 350억 달러(약 38조9,305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공모가 밴드를 기준으로 추산된 시가총액 258억 달러는 F라운드 기업가치 평가의 74%도 못되는 수준이다.

한 분석가는 회사의 공모가 밴드에 대해 더스탁에 “회사가 상장 전에 상향 조정을 할 수 있겠지만, 현재 공개된 공모가 밴드는 실망스럽다”며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회사의 가치 급등과는 대조되는 발표”라고 전했다.

시장의 눈높이보다 낮은 공모가 밴드는 기업공개(IPO)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직상장과 달리 유수 주간사의 자문과 능력을 활용해 상장을 추진하는 IPO는 자금 조달로 이어지는 효과적인 수요 파악, 투자자 유치 등 기업공개의 핵심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매우 큰 이점이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Airbnb Inc., NASDAQ: ABNB)와 도어대시(DoorDash Inc., NYSE: DASH)의 사례처럼 종종 기업가치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유아이패스도 이같은 사례에 동참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는 당장 주식의 매수 버튼을 누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다. 좀 더 싼값에 주식을 매입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공모가 밴드에 시장이 실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아이패스가 최근 엄청난 성장세를 이뤘고, 향후에도 성장기회가 열려 있다고 판단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사업초기에는 시스템 구축과 아웃소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2015년 사업이 파산 직전의 위기에 놓이자 회사는 성장 기회가 보이는 RPA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유아이패스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해 로봇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인간이 수동적으로 시간을 할애하며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업무를 로봇이 자동화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로봇 자동화는 업무 속도와 정확도를 올릴 수 있어 운영 효율성을 높여준다. 또 유아이패스의 자동화 플랫폼은 고객사의 기존 장치와 상호작용하도록 고안됐기 때문에 새로운 IT 인프라를 위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아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아이패스의 고객층은 중소규모의 고객부터 세계 최대 고객을 상대로 하는 글로벌 전략 세일즈팀까지 다양하다. 어도비, 우버, 셰브론, 도이치 포스트 DHL, EY 등 산업을 가리지 않고 많은 고객들이 유아이패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7,968 곳의 고객을 보유 중인데, 전년 대비 약 33%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AI등 자동화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가 겹쳐지면서 유아이패스를 찾는 발길도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 주문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사례. 주문 한 건당 30분이 소요됐던 기존의 완전히 수동적인 업무(좌측)가 자동화를 거쳐 간소화된 모습(우측). 파란색 부분은 인간 업무, 주황색 부분은 로봇 자동화된 업무다.
판매 주문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사례. 주문 한 건당 30분이 소요됐던 기존의 완전히 수동적인 업무(좌측)가 자동화를 거쳐 간소화된 모습(우측). 파란색 부분은 인간 업무, 주황색 부분은 로봇 자동화된 업무다.

회사측 관계자는 “유아이패스 플랫폼의 능력을 확인한 고객은 플랫폼 활용 범위와 규모를 기업 전반에 걸쳐 확장한다”며 “소규모 거래로 시작해 큰 규모 거래를 유치하는 우리의 ‘랜드 앤 익스팬드(land-and-expand)’ 사업 모델의 성공에는 단기간에 엄청난 가치를 제공한 것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유아이패스는 올해 1월 종료된 2020년도 회계연도에 6억 764만 달러(약 6,7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직전년도에 기록한 3억 3,616만 달러(약 3,739억원) 대비 약 81% 증가한 수치다.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매출 급증과 운영 지출 절감을 통해 손실폭은 크게 줄이면서 수익성면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회사는 2020년도 회계연도에 1억 1,032만 달러(약 1,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직전년도 영업손실 5억 1,728만 달러(5,753억원)에서 손실폭을 79%나 줄였다. 순손실은 지난해 1월 5억 1,993만 달러(약 5,783억원), 올해 1월에는 9,239만 달러(약 1,027억원)를 기록하며 적자를 더욱 줄이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오는 21일 티커명 ‘PATH’로 뉴욕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모에는 모건스탠리,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크레딧스위스, 바클리스, 그리고 웰스파고 증권에서 주요 주간사로 나선다.

하수빈 기자sabinaha@the-stock.kr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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