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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공모 ‘쩐의 전쟁’...수요예측 2417조 이어 일반 청약에도 8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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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공모 ‘쩐의 전쟁’...수요예측 2417조 이어 일반 청약에도 81조
  • 장영주 기자
  • 승인 2021.04.2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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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하고 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IPO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달성하면서 새 역사를 쓴 데 이어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최다 증거금을 기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전방시장의 성장성이 강조된데다 현재 증권사별로 공모주 중복 청약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청약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IET의 공모주 최종 청약 증거금은 80조9017억원으로 집계됐다. SKIET는 올해 1분기 공모를 진행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거금 최고기록(63.6조원)을 깨고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최종 청약 경쟁률은 288.17대 1로 나타났다.

올해는 1분기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IPO 시장에 광풍이 몰아친 덕분에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어급 IPO로 평가받았던 카카오게임즈는 58조5543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했었고, 빅히트(현 하이브)와 SK바이오팜의 청약에는 각각 58조4237억원, 30조9889억원이 모였었다.

SKIET는 청약 첫날부터 22조원이 몰리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는 다른 대어급 IPO의 첫날 규모와 격차가 큰 기록이다. 종전 청약 증거금 최고 기록을 보유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청약 첫날 14조원가량이 몰려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에는 16조4000억원이 모였으며, SK바이오팜과 빅히트는 각각 5조9000억원과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NH투자증권의 경쟁률이 502.16대 1로 가장 높았다. 배정 물량이 적은 영향으로 보인다. 역시 인수단으로 참여한 삼성증권이 443.16대 1로 2위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283.53대 1), 한국투자증권(281.88대 1), SK증권(225.14대 1)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SKIET는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제외하고 국내 5개 증권사를 통해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았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청약물량은 총 공모주식수의 25%인 534만7,500주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99만3107주가 배정됐고,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68만7536주를 배정받았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SK증권에는 30만5571주, 삼성증권  7만6,393주, NH투자증권 7만6393주가 배정됐다.

증권사별로 배정 물량의 50%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소액 투자자들의 청약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맞지만, 경쟁률이 치열할 경우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증권사별로 청약신청 건수가 배정 물량을 넘어서면 무작위 추첨 방식이 시행되는데,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청약건수가 대거 몰리면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1주도 못받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에 SKIET도 치열한 경쟁률 탓에 1주도 못받는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폴란드 분리막공장 증설현장. 사진=SKIET
〈폴란드 분리막공장 증설현장. 사진=SKIET〉

SKIET는 앞서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의 투심을 꽉 잡았다. 총 공모주식 수의 55%에 해당하는 1,176만4,500주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무려 2417조원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1,88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역대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1275대 1을 기록했고, 빅히트 1117대 1, 카카오게임즈 1479대 1, SK바이오팜 836대 1을 기록했었다. 특히 SKIET는 공모규모가 2.2조원으로 가장 큰데도 역대급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더욱 받았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0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총 기관 신청 물량에 대한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63.2%를 기록했다.

SK그룹 계열 소재회사인 SKIET는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s)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폴더블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Poly Imide) 필름도 생산하고 있다.

특히 SKIET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매우 높은 기술적 난이도가 요구되는 습식 분리막이다. 전세계에서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SKIET를 필두로 5~6개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분리막은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이 필요하기에 기술적 장벽이 존재한다”면서 “소수 플레이어에 의한 시장 지배로 인해 2020년말 기준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은 상위 5개사가 70%를 차지하는 매우 과점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증설을 고려할 경우 이같은 경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KIET는 배터리 수요 확장에 따른 분리막 공급 부족이 전망됨에 따라 유럽공장에 선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현재 10.4억m2에서 오는 2024년에는 27.3억m2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현지법인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SKIET는 다음달 11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확정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7.49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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