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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인플레이션 정책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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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인플레이션 정책 본격 시작
  • 김일구 애닐러스트 / 한화투자증권
  • 승인 2021.10.0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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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화투자증권
출처 = 한화투자증권

9월 미연준의 FOMC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는 약세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FOMC에서 금리결정이 발표된 당일에는 '채권시장이 예상했던 대로 미연준은 긴축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평가되면서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전날보다 2bp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지나서 투자심리가 급변하면서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채권시장이 FOMC의 분위기를 잘못 읽은 경우에 발생한다. 

그동안 긴축에 조심스러웠던 위원들 중 다수가 9월 회의에서 긴축을 앞당길 필요를 제기했는데, 그런 분위기의 변화가 당일 오후 늦게 혹은 다음날 시장에 알려진 것이다. 

미연준은 그동안 최근의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해왔다. 한달전 있었던 잭슨홀 미팅에서도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은 연내 시작하겠지만 물가상승이 일시적이기 때문에 금리인상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FOMC 이후 파월 의장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10월 13일 발표되는 회의록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추정컨대 9월 FOMC에서 위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니 정책대응할 필요없다'에서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로 바뀐 것 같다. 

경제지표 중에서 소비자심리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2/3가 넘기 때문에, 물가가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정책대응이 달라진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8~9월 2달 연속 크게 악화되고 있다. 미연준의 정책방향이 '물가 잡으려고 긴축하다가 소비를 위축시키지 말자'에서 '물가 때문에 소비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으니 물가부터 잡고 보자'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 = 한화투자증권
출처 = 한화투자증권

중국도 물가 때문에 정책이 바뀌었다. 

중국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GDP의 38%(World Bank, 2020년)를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과도하게 많은 원자재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 중국이 세계 원자재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증가하면 곧바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경제가 위축되면 원자재 가격이 폭락한다. 

최근 상황은 코로나 이후 경제활동을 촉진하다보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전년대비 9.5%까지 급등했다. 아직 소비자물가로 확산된 단계는 아니지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되고 있어 이 상태를 방치하면 생산자물가의 급등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로 상승세가 번질 위험이 높다. 

중국의 정치 특성상 인플레이션은 어떻게든 피해야 할 가장 큰 경제적 위험이다. 중국도 뭔가를 해야 할 상황이다. 

중국의 물가 문제는 원자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금융긴축과 관련된 거시적 해법보다는 원자재 소비를 많이 하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라는 미시적 해법을 내놓고 있다. 5월에 원자재와 관련한 매점매석과 투기 등을 집중 단속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원자재를 많이 소비하는 헝다그룹의 채무위기에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 이벤트 모두 국제 원자재 가격의 큰 폭 하락을 낳으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 부담을 완화시켰다. 미국이나 중국 모두 아직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발생한 것은 아니며, 올해와 내년의 물가상승 문제로 봐야 할 것 같다. 

미국의 명목국채와 물가연동국채로 계산한 현재부터 5년간, 5년 이후 5년간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2.2~2.4%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래서 두 나라의 긴축과 구조조정이 장기간 지속된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지고 중국의 생산자물가상승률이 안정되는 내년 봄까지 미연준의 긴축과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장에 계속 부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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