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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 설립 8년만에 ‘몸값 59조’ 도전...남미 최대 핀테크 '누뱅크' 상장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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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 설립 8년만에 ‘몸값 59조’ 도전...남미 최대 핀테크 '누뱅크' 상장 임박
  • 정시우 기자
  • 승인 2021.11.1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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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누뱅크 페이스북
사진 출처: 누뱅크 페이스북

브라질 디지털뱅킹 산업의 선두주자 누뱅크(Nu Holdings Ltd., NASDAQ: NU)가 유가증권신고서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나스닥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회사는 남미 최대 핀테크 회사로 기업공개 진행 여부에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 IPO는 506억 달러(약 59조6,574억원)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뱅크는 지난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2억 8,915만 주의 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이며, 해당 IPO에는 브라질예탁증권(BDR) 역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각 BDR은 회사의 보통주 1/6주에 상응한다. 현재 누뱅크가 지정한 공모가 밴드는 10~11달러로, 예정대로 기업공개를 마친다면 최대 31억 8,066만 달러(약 3조7,573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번 공모에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그리고 누인베스트가 주요 주간사로 참여했다. 그 외에도 알렌앤컴퍼니, HSBC, UBS투자은행 등 다수의 증권사에서 주관 업무를 함께 한다.

누뱅크의 IPO가 특히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긴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의 전통 은행들을 가뿐히 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공개한 공모가 밴드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50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브라질내 가장 큰 은행으로 꼽히는 이타오 은행(Itaú Unibanco Holding S.A.)의 시가총액은 약 409.8억 달러(약 48조3,359억원)이고, 설립된 지 210년 이상된 브라질 은행(Banco do Brasil)의 시가총액은 159.6억 달러(약 18조8,248억)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목표가치가 현실화된다면, 회사가 가장 최근에 받았던 기업가치에서 약 68.7%나 뛰어오르는 몸값을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다. 누뱅크는 지난 6월 시리즈 G 펀드라운드를 연장하면서 자금 7.5억 달러(약 8,846억원)를 조달했으며, 300억 달러(약 35조3,85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해당 라운드를 최초로 주최했던 1월에 받은 250억 달러(약 29조4,875억원)에서 이미 20%나 확대된 수준이다.

화려한 투자자 라인업도 누뱅크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현재까지 글로벌 거물인 텐센트, 골드만삭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세쿼이아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특히 애플,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등 유망한 기업에 투자를 해왔던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역시 투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출처: 누뱅크 페이스북
누뱅크가 발급하는 '보라색 카드'. 사진 출처: 누뱅크 페이스북

설립된 지 8년 만에 기업공개에 나서는 누뱅크는 당초 연회비 없는 ‘보라색 카드’를 발급하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빠른 서비스 확대로 현재는 기본적인 예금 계좌 개설 및 카드발급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계좌 개설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풀서비스 은행’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앱을 기반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진 않지만 은행 네트워크 ATM기기를 통해 현금 인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누뱅크는 사람 중심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면서 매서운 속도로 고객층을 늘렸다. 특히 브라질은 핀테크 기업들의 블루오션이라 불릴 만큼 시장 잠재력은 높지만 기존 은행들의 독점으로 기술과 서비스 측면 모두에서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열악한 기후 환경, 긴 대기 줄, 과도한 비용 청구 등에 시달렸던 소비자들에게 앱 기반의 금융 상품은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섰다. 누뱅크는 지난 9월 기준, 브라질, 멕시코 그리고 콜롬비아에 걸쳐 4,810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고객 수는 불과 3개월 만에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9년에 기록한 1,200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4배를 넘어선다.

빠른 고객확대는 자연스레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9년 6억 1,210만 달러(약 7,230억원) 수준이었던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0.4% 증가한 7억 3,710만 달러(약 8,707억원)로 확대됐다. 그러나 일반 및 행정을 포함한 여러 부문에서의 지출이 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회사는 지난해 1억 9,320만 달러(약 2,2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는 전년도의 영업손실 1억 2,930만 달러(약 1,527억원) 대비 49.4% 증가한 수준이다.

누뱅크는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0억 6,210만 달러(약 1조2,54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8.7% 증가했다. 올해도 영업 지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매출이 급증한 덕분에 손실률은 줄어든 모습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170만 달러(약 964억원)로 지난해(7,940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한편 회사는 자체 생태계인 ‘누 에코시스템(Nu Ecosystem)’ 확장, 전략적 인수, 해외시장 진출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왓츠앱, SMS와 같은 메시징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고객관리 플랫폼 ‘훈토스(Juntos)’의 자산 일부를 인수하고 직원도 일부 데려오면서 고객 활성화와 교차 판매를 촉진하는 역량을 강화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상인들을 위한 즉석 결제 솔루션을 갖춘 ‘스핀 페이(Spin Pay)’를 인수하기도 했다.

누뱅크는 전략적 인수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더스탁에 “당사는 우리의 사업을 유기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전략적 인수를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또는 새로운 역량 확보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현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돈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기반의 핀테크 기업, ‘올리비아 AI(Olivia AI, Inc.)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시우 기자sabinaha@the-stock.kr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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