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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IPO 문턱…올해 상장예비심사 철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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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IPO 문턱…올해 상장예비심사 철회 잇따라
  • 김효진 기자
  • 승인 2022.04.19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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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연구소∙파인메딕스∙퓨쳐메디신에 이어 애니메디솔루션도 ‘고배’
IPO 난기류에 특히 제약바이오 업계 ‘시름’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투자자 보호 기조아래 한국거래소 심사가 깐깐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제약 바이오기업들 여러 곳이 예비심사의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니메디솔루션(대표이사 김국배)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상장위원회(이하 상장위)에서 상장예비심사 미승인을 받고 지난 15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애니메디솔루션은 아산병원에서 분사해 지난 2016년 설립된 정밀의료 회사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3D 프린팅, 로봇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수술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맞춤형 의료기기 주요 제품들이 신의료기술,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고, 앞서 기술성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심사승인이 기대됐다. 하지만 상장위에서 최근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규정상 코스닥시장위원회(이하 시장위)의 심사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고 최종 결정에 도전해 볼 수 있지만, 애니메디솔루션은 일반적인 관례에 따라 재심 전에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애니메디솔루션은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과 함께 실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신약 기업들의 상장 철회 소식에 매출 실적이 유일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중 유일하게 신의료기술 보험 등재를 통한 시장 진입을 이루어 낸 성과가 기술특례상장의 취지와 맥락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전했다.

올해 예비심사 단계에서 증시진입이 좌절된 사례는 애니메디솔루션 뿐만이 아니다. 앞서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퓨쳐메디신 등이 상장심사를 줄줄이 철회했다. 모두 바이오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위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퓨쳐메디신은 2015년 설립된 합성신약개발 기업으로 지난 2월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4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심사를 받았지만 결국 상장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퓨쳐메디신도 코스닥 특례상장을 위해 2곳의 전문기관에서 진행한 기술성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녹내장 등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FM101'이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 중이고, 국내 및 중국 사업권을 HK이노엔에 기술이전한 이력도 있어 기대를 모았지만 심사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한국의약연구소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4개월여만인 올해 1월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다. 심사기간이 통상적인 45영업일을 훌쩍 넘기면서 심사가 길어지자 결국 미승인 통보를 받기 전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2009년 설립된 내시경 시술기구 전문기업 파인메딕스도 상장예비심사 철회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파인메딕스는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내시경 시술기구를 국산화 한 기업으로 소화기 내시경 시술기구 제조공정 전체를 보유한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성 평가에서 AA, BBB 등급을 받았다. 예비심사 2개월여만에 이를 철회해 심사기간이 길어지지는 않았지만 심사승인 가능성을 낮게 보고 미승인 통보를 받기 전 올해 1월 상장 심사를 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코스닥 상장위에서 상장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지만, 시장위 재심까지 도전한 기업도 있다. 바로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효를 더 오랫동안 지속해줄 수 있는 SAFA 플랫폼과 독자적인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 ‘HuDVFab’등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했다.

2대주주로 유한양행을 확보하고 있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의 5000억원대 기술수출도 이뤄냈다. 상장을 앞두고 지난 8월 25O억원 규모의 시리즈 C라운드를 열었는데, 당시 투자자들은 모두 투자손실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는 보통주로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상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얘기다.

투자업계에서는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우 리드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임상1상에 이제 진입한데다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 진척 속도가 늦은 점이 심사 미승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시장위 재심에서 상장위 결과가 뒤집힌 사례가 없었는데, 에이프릴바이오가 이같은 흐름을 거스르는 첫 사례가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지난해부터 심사기준이 강화된 기술성평가를 높은 등급으로 통과하고 기술이전에도 성공했지만 예비심사 단계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후발 바이오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요한 엑시트 수단인 IPO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투자유치에까지 난기류가 발생할 것으로 걱정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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