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2:09 (금)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 끝났다 ... 거시적 관점 선구안 필요할 때
상태바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 끝났다 ... 거시적 관점 선구안 필요할 때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7.18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제공. TSMC
반도체 웨이퍼 사진제공. TSMC

반도체 제조업체는 작년의 대규모 공급 부족이 올해는 재고 과잉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ASML 등 일부 반도체 장비 업체는 지정학적 문제에 휘말리는 등 반도체 산업의 사업 환경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는 움직임이 제한된 소비자들의 온라인 활동을 지원하는 PC, 가전 제품 및 데이터 서버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했으나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락다운으로 인해 반도체 제조 공장이 일부 폐쇄되어 전례 없는 공급 위기가 촉발되었다. 이는 사상 최고의 반도체 공급 부족을 야기했고 반도체 중 특히 메모리 칩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모든 반도체 구매자에게 동등한 피해를 입힌 것은 아니다. 애플(Apple), 데이터 센터 업체와 같은 고객이 우선권을 얻은 반면 자동차와 같은 산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전력관리 칩이나 마이크로컨트롤러 등 비교적 저렴한 부품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생산 차질을 초래했다. 반도체 회사들은 PC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과잉 재고와 냉각 수요를 경고한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특정 칩의 부족으로 계속 씨름하고 있다.

디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 DRAM) 가격은 지난 가을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호황이 끝났음을 시사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DRAM의 2분기 평균 계약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6% 하락했는데, 이는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램 가격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로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모리 산업의 가격 결정력 약화는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늘었던 스마트폰, PC 및 기타 장치의 판매 둔화의 결과다.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점점 더 많이 느끼면서 수요 둔화에 직면한 PC와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 반도체칩 구매자들은 제품 생산을 억제해 반도체 수요를 냉각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Inc.)는 7월 초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세계 3위의 디램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6월 2일 마감된 분기의 매출과 영업 이익을 발표하면서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보다 20% 정도 낮추었다.

마이크론은 올해 초부터 이미 소비자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조짐이 있었고 PC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포함한 마이크론의 고객들이 칩 재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재고 조정은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램 뿐 아니라 콘텐츠 저장을 제공하는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의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두 개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이 오염 문제로 공급을 줄여 메모리 가격은 상반기에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낸드 가격 역시 3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램, 낸드 플래시에 이어 전화, 컴퓨터 및 서버를 실행하는 프로세서를 주로 생산하는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도 주요 고객이 주문을 줄이거나 연기하도록 요청했다는 보고와 함께 매출 둔화의 조짐을 보고 있다. 인텔(Intel) 역시 지난달 지출과 투자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카드를 전문으로 하는 엔비디아(Nvidia)도 그들의 두 가지 핵심 영역인 암호화 채굴과 게임 콘솔에서의 매출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이 이미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회사의 주가는 다운 사이클에서 평균 30% 정도 하락하는데 지난달 말까지 최소 30%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PBR 기준으로 5년 최저점 가까이에 있다. 게다가 이들 회사들의 풍부한 현금 포지션은 시장과 경제적 혼란에 대한 큰 완충 장치이기도 하다.

주가 조정으로 인한 낮은 밸류에이션은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경고에도 불구 최근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듯하다. 7월 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뿐 아니라 해외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는 52주 저점에서 이미 1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필자는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추격매수를 하고픈 생각이 선뜻 들지 않는다. 거시경제적 위험이 고조되고 있고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을 이제 막 끝낸 시점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