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12 (금)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액셀러레이터 국내 첫 증시입성 무산…블루포인트, 코스닥 상장 철회
상태바
액셀러레이터 국내 첫 증시입성 무산…블루포인트, 코스닥 상장 철회
  • 김효진 기자
  • 승인 2023.03.18 0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스탁=김효진 기자] 국내 ‘엑셀러레이터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렸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블루포인트)가 상장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요청으로 공모일정이 매우 촉박해진데다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블루포인트는 17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공시를 통해 블루포인트는 "시장여건 및 공모일정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액셀러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상장을 시도했던 블루포인트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올해 1분기 증시 데뷔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회사는 앞서 증권신고서를 2차례 자진정정하고, 투자자 이해를 높이기 위해 투자자산 평가지표를 상세히 공개하는 등 강력한 상장의지를 드러냈다. 2월 상장을 계획했다가 일정을 뒤로 늦춘 후 이달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3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수정 요구를 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블루포인트는 이번 금감원의 요구로 사실상 기한 내 상장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의 정정요구를 기준으로 상장예비심사 승인 유효기간이 한달 반가량 남은 상황인데, 증권신고서 자료 보완 기간, 증권신고서 제출 후 효력발생 기간, 공모 및 납입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매우 일정이 촉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최근 SVB 사태까지 터지면서 국내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점도 부담이 됐다.

투자은행 업계는 액셀러레이터 비즈니스의 기준이 될 만한 상장기업이 없고 생소한 만큼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보다 세밀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은 특히 이번에 블루포인트가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한 내용 보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블루포인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관 대표는 "당사는 설립 이래 지난해 말 기준 276개사에 적극 투자해 포트폴리오 기업가치만 약 4조원에 달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동비율과 투자자산 평가 우려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음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비율은 일부 전환상환우선주의 부채 인식과 자기자본(본계정) 투자 집행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잡혀 다소 낮게 보일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투자자산 평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데 더해, 신뢰도 높은 전문 기관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블루포인트는 IPO 과정에서 유통시장과 비상장주식시장의 간극을 이해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며 “이번 상장 추진 과정을 계기 삼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스타트업 투자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포인트는 2014년 설립된 액셀러레이터다. 유망기업을 초기에 발굴하고 육성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초기 단계에 투자하기 때문에 취득원가가 낮고, 이후 스타트업의 고성장 구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요인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블루포인트는 길지 않은 업력이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 최다 포트폴리오를 확보했으며, 특히 자기자본을 적극 운영하는 방식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해왔다. 여기에 투자 스타트업의 생존률도 94.7%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적은 2021년 영업수익(매출) 385억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51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241억원과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이번 철회 공시와 관련 "IPO 과정에서 많은 투자 관계자로부터 블루포인트의 비전과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공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라면서 “차후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