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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가든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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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가든일 편
  • 전민아 기자
  • 승인 2017.02.2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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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조경 담당, 정원장어 '가든일'
사진출처: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입동(立冬)을 지나며 초겨울에 들어서면서 육지는 새로운 계절맞이가 한창이다. 떨어지는 낙엽들을 겨울비로 씻어내며 계절 옷을 갈아입는 육지와 달리 바닷속 정원은 여느 때처럼 고요하다.

길쭉한 몸을 해류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며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조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은 가든일(Garden eel, 학명: Heteroconger hassi)의 몫이다. 바닷속 모래땅에 꼬리를 묻고 서식하는 가든일은, 해초들이 한데 모여 어우러진 듯한 모습으로 이른바 바닷속 정원을 연출하는 탓에 '정원장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곰장어, 뱀장어와 먼 친척인 붕장어과에 속하는 가든일은 먹이를 먹을 때도 절대 땅굴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모랫바닥에서 올라온 것처럼 내민 길쭉한 몸을 해류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며 지나가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살아가는데, 이 같은 서식방법은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다. 가든일은 몸을 담고 살아가기 위한 서식지인 땅굴 마련을 위해 처음 모래 구덩이를 충분히 파고 들어간 뒤, 자신의 등 지느러미를 흔들어 쌓인 모래를 밀어낸다. 이후 피부에서 점액을 분비해 자신이 들어가 있는 굴을 단단히 하고 그 곳에서 살아간다.

가든일은 종에 따라 몸 색깔이 각양각색인데, 대표적으로는 점박이 무늬와 줄무늬로 나뉜다. 이들은 대부분 인도-태평양 바다에 서식하지만, 일부 종은 대서양의 캐리비안베이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여럿이서 한 곳에 모여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과거 최대 몸길이가 120c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오늘 날엔 대부분 60cm내외 개체들이 통상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전민아 기자mhj@the-sto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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