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07 (토)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반도체 위탁생산 ... 차량용 수요 보다 '공급역량' 중요해
상태바
반도체 위탁생산 ... 차량용 수요 보다 '공급역량' 중요해
  • 김경민 반도체 애널리스트 / 하나금융투자
  • 승인 2020.12.10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Microelectronics (이하 ST마이크로)는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업체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업용, 통신장비용, 모바일용 제품을 공급한다. 주력 제품은 대용량 저장장치(Mass Storage )의 전력관리반도체(PMIC. Power Management IC)와 산업용/차량용 실리콘카바이트(SiC) 화합물 제품, 모바일용 반도체-전자부품의 초소형 정밀부품(MEMS) 그리고 라이트센서(Light Sensor)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9일,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행사(Capital Markets Day)가 개최된 이후 ST마이크로 주가는 해외 주식예탁증서(ADR: America Depositary Receips) 기준으로 전일 대비 15.2% 급락했다. 화웨이향 제품 출하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환율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중장기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ST마이크로는 연간 매출 목표 120억 달러를 달성하는 시점을 2023년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매출 120억 달러 예상시점이 2022년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치보다 달성 시점이 1년 뒤다. 아울러 영업이익률 목표치도 이전보다 낮은 15~17%로 제시됐다. 지난해 9월 개최된 Capital Markets Day 행사에서 제시됐던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17~19%로 이번 보다 높았다.

ST마이크로의 보수적 가이던스에 영향을 끼쳤던 요인 중에서 환율의 불확실성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매크로 변수라고 가정하고 개별 기업의 관점에서 화웨이의 매출 비중은 얼마나 중요할까? 가장 최근 매출 기준으로 ST마이크로의 최대 고객사향 매출 비중은 애플 17.6%, 화웨이 4.7%이다. 경쟁사들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3.0%, NXP 2.6%, 인피니온 2.9%, 마이크로칩 1.6%,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0.4%다. 2019년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상무부 제재의 영향으로 업계 내에서 화웨이향 매출 비중이 전반적으로 낮은데 비해 ST마이크로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다.

주력 사업부 중 개인용 전자제품과 통신기기 부문에서 화웨이향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T마이크로는 2021년부터 화웨이 매출 비중은 0%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의 ST마이크로에 대해 궁금한 점은 화웨이향 매출이나 보수적 가이던스보다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전망일 것이다. 중국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T마이크로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전망은 주력 제품 가운데 가장 긍정적이다. ST마이크로가 제시한 향후 3년간 평균 성장률은 차량용(Automotive) +13%, 산업용(Industrial) +5%, 개인용 전자제품 +4%, 통신기기, 컴퓨터와 기타 장치 0%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의 성장을 가장 높게 예상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의 10대 고객사 중에서 차량용 제품은 보쉬(Bosch), 인텔모빌아이(Intel-Mobileye), 컨티넨탈(Continental)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처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면 수혜를 입을 기업들이 드러날 듯한데 반도체 업종에서 순수 파운드리(Pure Foundry) 공급사들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수혜 강도가 클 것 같은 대만의 UMC는 차량용 반도체 매출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기타 항목으로 매출 비중 9~10%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UMC는 55/40/28nm 공정에서 차량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도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제한적이다. 2020~2021년을 기점으로 외부 고객사의 매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비중이 늘어나는 부분은 미국의 모바일 및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객사들이다. 이들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이 단기적으로 유의미하게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차량용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은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사인 ST마이크로,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 NXP반도체 등이다. 가장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ST마이크로 38%, 인피니온 41%, NXP반도체 47%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순수 파운드리 공급사들의 주가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 자체보다는 100%에 근접한 가동률과 전사 차원의 공급 부족 현상이 보다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foundry] fab(semiconductor fabrication plant)이라고도 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받아 생산·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전문 생산 업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