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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산업, 수요회복 보다 ‘공급과 가동률 반등’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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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산업, 수요회복 보다 ‘공급과 가동률 반등’에 주목해야
  • 한승재 정유·화학 애널리스트 / DB금융투자
  • 승인 2020.12.15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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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플러스(OPEC+)는 12월 총회에서 2021년 1월부터 산유량을 1일 50만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00만 배럴 증산을 요청했으나 사우디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수요 우려 등을 이유로 증산을 반대하면서 중간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추가 증산 규모는 2월 총회에서 다시 결정되겠지만 분명 코로나 회복과정에서 글로벌 석유수요는 반등기조가 이어질 것이며 그에 따라 공급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올해 2분기 8,302만 배럴로 급감한 글로벌 석유수요가 3분기 9,356만 배럴로 급반등, 동절기 성수기를 맞아 4분기 9,613만 배럴로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2021년 상반기에 정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IEA 전망치를 기준으로 글로벌 석유 수급은 올해 상반기 극심한 공급 과잉 시장에서 하반기 수요 초과 시장으로 변화했지만 OPEC+의 단계적 증산으로 2021년 2분기부터 수급 균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의 경우 원유생산량은 올해 6월 754만 배럴을 저점으로 11월 899만 배럴로 반등했으며 사우디 내 정제 처리량 역시 6월 184만 배럴을 저점으로 9월 235만 배럴로 반등했다. 수요 부진, 마진 급락, 원료 부족으로 하향 조정되었던 중동 정제가동률은 OPEC+의 증산 기조에 따라 2021년에는 반등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IEA에 따르면 중국의 분기 기준 석유 수요는 올해 1분기 1,185만 배럴로 -9.9%로 급감했으나 올해 3분기 1,441만 배럴로 로 급반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시노펙 등 중국 정제설비의 70%를 차지하는 국영업체의 정제가동률은 여전히 부진한 반면 티팟(tea-pot refinery. 민간 중소규모 정유업체)들의 가동률은 2019년 평균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이는 중국 내수 수요 개선으로 내수 공급에 주력하는 티팟 업체들의 공급량은 증가한 반면 아시아 석유 수요 부진으로 중국 외 수출권한을 가진 국영기업들의 전체 판매량은 감소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향후 중국 국영업체인 시노펙의 정제가동률/에틸렌 생산량 반등 폭을 주목해야 한다. 시노펙의 2019년 에틸렌 생산량은 중국 전체 생산능력의 58%에 달하며, 페트로차이나를 더하면 80%를 상회한다. 시노펙의 올해 1분기에서 3분기 누적 에틸렌 생산량은 885만톤 -4.8%으로 정제처리량 감소에 따른 원재료 부족 등으로 저조했다. 추후 코로나19 회복과정에서 석유수요 반등이 나타날 경우 중동, 사우디 국영석유기업(NOC. National Oil Company)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국영업체들 역시 정제가동률/화학설비 가동률의 동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한해동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정유업계는 극심한 부진을, 화학업계는 합성수지 중심의 급격한 시황개선을 겪었다. 2021년 시장의 관심사는 수요 반등과 이에 다른 시황 개선에 집중되고 있지만,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가동률 역시 반등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정유는 2019년 수요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며 화학은 여전히 신·증설 부담이 남아있다. 수요 회복에 따른 시황의 V자 반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보다는 가동률 반등, 실질 공급 증가 폭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OPEC+] 기존 OPEC과 비수출산유국 10개국이 함께하는 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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