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55 (목)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미국 IPO] 기업가치 44조원…세계 최대 스팩합병 역사 쓰는 동남아 ‘그랩’
상태바
[미국 IPO] 기업가치 44조원…세계 최대 스팩합병 역사 쓰는 동남아 ‘그랩’
  • 하수빈 기자
  • 승인 2021.04.15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랩 모바일 앱 인터페이스 예시와 그랩, 알티미터 로고. 사진 그랩측 제공.
그랩 모바일 앱 인터페이스 예시와 그랩, 알티미터 로고. 사진 그랩측 제공.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및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그랩 홀딩스(Grab Holdings)가 세계 최대 스팩 합병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합병회사의 기업 가치(enterprise value)는 303.6억 달러(약 33조9,303억원), 지분 가치(equity value)는 395.5억 달러(44조2,0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랩은 지난 13일 미국의 스팩회사인 알티미터와의 합병 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합병 계약은 이미 양측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목표 날짜는 올해 7월이라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새로 탄생하게 될 지주회사의 완전 자회사로 남게 된다. 합병 절차에서 진행된 사모 펀드 라운드(PIPE)에서 테마섹 홀딩스, 블랙록, 피델리티 인터내셔날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약 40.4억 달러(약 4조5,151억원) 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랩은 합병 후 현금 45억 달러를(약 5조292억원) 받게 된다.

‘스팩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스팩 상장 및 합병으로 월가의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랩과 알티미터의 소식은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1년 현재까지 스팩회사는 약 990억 달러(110조6,42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거둔 830억 달러(약 92조7,608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랩 앱 인터페이스 예시와 기능 설명. 사진 회사측 제공.
그랩 앱 인터페이스 예시와 기능 설명. 사진 회사측 제공.

2012년 싱가폴에서 탄생한 그랩은 같은 해 출시한 모빌리티 서비스 ‘그랩택시(GrabTaxi)’를 필두로 ‘그랩카(GrabCar)’, ‘그랩페이(GrabPay)’, ‘그랩푸드(GrabFood)’, ‘그랩파이낸스(GrabFinance)’ 등 모빌리티, 음식 배달, 금융 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을 제공한다. 다채로운 서비스와 두터운 사용자층으로 각 부문에서 동남아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선도적인 위치에서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동남아 8개 국가의 350개 도시에 걸쳐 1억 8,700만명 이상이 그랩을 이용 중이다.

그랩은 지난해 거둔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미 증시 입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 122억 달러(13조6,347억원)의 총상품판매량(GMV)를 올렸던 그랩은 작년 125억 달러(약 13조9,700억원)로 GMV를 올렸다. 올해는 167억 달러(약 18조6,63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2023년에는 342억 달러(약 38조2,219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매출의 경우 지난해 16억 달러(약 1조7,882억원)를 냈다. 2019년 10억 달러(약 1조1,176억원) 대비 약 60% 상승한 기록이다. 올해는 23억달러(약 2조5,70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으며, 2023년에는 45억 달러(약 5조2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랩은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지난해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2018년 25억 달러(약 2조7,940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회사는 그 다음해 40억 달러(약 4조4,704억원)적자로 손실폭이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순손실 27억 달러(약 3조175억원)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동남아는 최근 사업개발 및 확장을 노리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점과 인도네시아 등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고려했을 때, 더욱 일찍 눈 여겨 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남아 경제성장 속도와 더불어 각 정부의 기술투자 장려를 눈여겨 본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거물기업도 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동남아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데에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엄청난 자원으로 향후 성장에 대한 잠재력을 뽐냈던 중국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알리바바를 포함한 인기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자본이 빠져나왔고, 지난해 국가보안 문제로 인해 고조됐던 미중 갈등 역시 많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산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회사측 제공.
사진 회사측 제공.

이런 상황에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던 동남아의 온라인 경제도 다시 재빠르게 회복해 퀀텀 점프할 것으로 시장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구글은 동남아 온라인 지출이 2025년 3,000억 달러(약 335조2,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가 2020년 440억 달러(약 49조1,743억원)에서 약 182% 증가한 1,240억 달러(약 138조5,823억원)에 이르면서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시장 관계자들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펀드 회사 캐세이 캐피탈의 라지브 케셥(Rajive Keshup)은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여타 시장들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본적이 있다. 동남아는 황금기를 맞이한 것”이라며 “해당 발표 이후 더 많은 자본이 동남아 지역으로 흘러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역건강에 굉장히 좋은 지표”라고 전했다.

피치북의 수석 분석가 아사드 후세인은 그랩 상장에 대해 “이번 상장을 통해 그랩은 동남아내 모빌리티 및 금융서비스 제공자로서 선도적인 위치를 굳히게 됐다”며 “더불어 우리는 그랩의 상장이 발판이 돼 향후 더 많은 모빌리티 서비스기업이 스팩을 통해 상장을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남아 경제 성장과는 별개로 최근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 사례가 급증하면서 우려 섞인 의견도 나왔다. 한 스팩 관계자는 더스탁에 “타깃 회사를 과대 평가하지 않게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모에 나서기에 경영과 운영에 있어 아직 미숙한 사기업들이 있다”고 전했다.

하수빈 기자sabinaha@the-stock.kr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