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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FOMC: 비둘기의 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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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FOMC: 비둘기의 현신
  • 권희진 애널리스트 / 한국투자증권
  • 승인 2021.04.2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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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Fed(Federal Reserve System) 의장. (출처 = Fed 홈페이지)
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Fed(Federal Reserve System) 의장. (출처 : Fed 홈페이지)

# 신뢰할만큼 무책임한 연준: 경제 개선되고 있지만 테이퍼링은 아직
연준은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와 채권매입 속도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최근의 지표 호조를 반영해 성명서에서는 경제 회복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연준은 백신 접종과 강력한 정책 지원을 개선의 배경으로 언급했는데, 이는 바이러스 경로와 이후의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FOMC 이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통해 1.8조 달러 규모의 복지정책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까지 ‘상당한 위험이 남아있다’던 성명서 문구에서는 ‘상당한’이 삭제돼, 연준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혹시나 싶었던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역시 없었다. 파월 의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만한 시기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일부 자산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통화정책보다는 경제 회복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그대로였다. 기자회견 중에는 주택경기가 매우 강한데 MBS를 계속 매입할 필요가 있냐는 논지의 질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파월 의장은 지금으로써는 전혀 문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질문도 다수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한결같이 일시적이다, 공급 병목현상 때문이다, 공급문제가 해소되면 괜찮아질 것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직은 연준이 자산 가격이나 물가 상승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6월 FOMC에서도 연준의 통화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6월이면 미국 성인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이에 따라 경제는 지금보다 좋은 수준에 가 있겠지만, 연준은 ‘지속적인’ 개선세를 강조할 듯하다. 실제로 이번에도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만한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레벨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이를 전혀 구체화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대신 연준에게는 ‘고용시장이 굉장히 강해진 이후에’ 나타날 인플레이션만 의미있다고 말해, 집단면역을 달성한 이후에도 수 개월동안 지표 흐름을 관찰할 것임을 시사했다. 따라서 4~6월 물가상승률이 기저효과와 커머더티 가격의 상승(공급 이슈)에 따라 오르더라도 연준이 이에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 채권시장: 우리가 원했던 연준의 모습이 나타난 4월 FOMC 
연준의 경기 판단은 3월에 비해 강화됐다. 3월 경제활동과 고용지표가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4월에는 강화됐다로 변경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올랐지만 주로 일시적 요인을 반영하고 있다고 수정됐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과 고용은 이제 막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며 상당한 진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연준은 계속적으로 ‘고용시장고용시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고용이 매우 강해져야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이 이를 대변한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고 있지만 연준의 변화를 이끌어낼 상황은 아니다. ECB 역시 유로존 내 기대 인플레 상승에도 주간 순매입 규모를 전주 대비 60억유로 가량 확대했다. 이번 위기가 보건위기이며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셈이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 흐름이 전개되고 있지만 연준이 테이퍼링 등을 논의하긴 시기상조라는 점은 4월 FOMC에서도 재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초과지준부리(IOER) 와 역레포금리(ONRRP)의 기술적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연방기금시장 거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 머니마켓시장(MMF)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기술적 인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도 하루짜리 레포금리 (SOFR)는 추가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처에서 일단 기술적 인상은 배제된 셈이다. 역레포 이용액 증가에도 단기금리의 마이너스가 이어지 고 있어 연준의 향후 대응은 필요할 전망이다. 기술적 인상 대신 보유 단기채 매도 등의 정책을 고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경기 판단 상향에도 비둘기파적 면모를 유지하여 4월 FOMC는 채권시장에 우호적 이벤트라 판단된다. 향후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유지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우려가 다소 완화된 만큼 5월 미국 채권시장은 플래트닝 흐름의 전개가 기대된다. 국채 10년물 금리 기준 1.6% 하회 시도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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