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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발언에서 찾는 기대물가 안정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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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발언에서 찾는 기대물가 안정의 중요성
  • 임혜윤 애널리스트 / KTB투자증권
  • 승인 2021.05.0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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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장권 재닛 옐런(Janet Yellen) (출처 = 미국 재무부(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홈페이지)
미국 재무부 장권 재닛 옐런(Janet Yellen) (출처 = 미국 재무부(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홈페이지)

# 옐런의 금리 인상 관련 발언, 기대물가 안정을 유도하려는 것일 수 있음
4일(현지시간) 옐런 재무부 장관은 경기 과열(overheat)을 방지하려면, 금리를 약간 올려야 한다(some very modest increases)고 말했다. 물론 그 이후 금리 인상을 예견하거나 권고한 것이 아니며(neither predicting nor recommending), 연준의 독립성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옐런은 과거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상당히 완화적인 성향(dovish)으로 분류되었고, 누구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발언 자체는 원론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해 보인다. 아직 테이퍼링 논의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단기간 내 금리 인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가 그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 기대물가 관리의 중요성과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옐런의 발언도 기대물가 안정과 연관 지어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 경기와 물가 회복 진행될수록, 기대물가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도 늘어날 것
연준이 재정지출 확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완화기조를 유지(실질금리 하향안정)해야 하는데, 그 전제 조건은 기대물가 안정이다. 만약 기대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제 물가 상승세가 강해지면, 목표를 달성하기도 전에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 이는 정책당국 입장에서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일 텐데, COVID-19 대응 과정에서 과거보다 기대물가 안정을 어렵게 만드는 변수들이 부각되고 있다. 

첫째, 물가 전망이 쉽지 않을 수 있다. 1970~80년대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졌을 당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실제 물가 변화에 후행했다. COVID-19 이후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지출과 통화완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실제 물가 상승이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경기 충격 발생 시, 기대물가 변동성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연준은 장기 기대물가를 잘 관리(well-anchored)해 물가안정을 달성해왔다. 하지만, 최근 기대물가는 수요의 탄력적인 회복 가능성(재정지출 통한 구매력 보전,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을 반영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대물가의 가파른 상승이 실제 물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셋째, 여전히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만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제조업 내 초과수요(=늘어난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늘려야 함), 서비스업 회복 가능성(=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 경제전망 개선에 따른 소비확대(=초과저축을 소비에 활용) 등은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준은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를 하회해 왔고(=최근 10년 넘게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 과거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 상에서 보면, 옐런의 발언도 기대물가 상승요인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를 덜어내기 위한 의도였을 수 있고, 기대물가 안정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 같다. 다만 미국 경기 및 물가 회복이 진행될수록 연준은 기대물가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고, 시장이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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