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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 : 기대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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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 : 기대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
  • 김예인 애널리스트 / 한국투자증권
  • 승인 2021.07.2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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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투자증권

# 하반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국면 지속될 전망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직접적으로는 관측하기 어려운 기대인플레이션은 설문조사나 금융시장에 기반해 추정된다. 

통화정책과 연결되는 변수인 만큼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직접 서베이를 통해 작성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대표적이다.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은 연초 1.8%에서 6월 2.3%까지 빠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주체들은 ‘과거’에 의존하여 ‘향후’ 물가를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간 시차 상관관계를 보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기대인플레이션에 선행성을 띈다. 나아가 실제 인플레이션이 기대인플레이션에 0~3개월 선행하는 경우 실제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그랜저 인과관계(Granger ausality)가 성립한다. 물가 전망이 앞으로의 물가 정보보다는 최근 1~3개월 동안 실현된 물가 수준을 바탕으로, 즉 과거 지향적인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국제 곡물 가격 및 유가 상승에 1분기 1.1%에서 2분기 2.5%로 훌쩍 뛴 가운데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로 2% 내외 정도로 예상된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누적된 원가 부담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서비스 생산자 물가 상승은 소비자 물가에 6~10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이미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도 유지되면서 하반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력이 큰 집세 부담도 가파른 주택 가격 오름세에 따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세적인 정체 국면에서 벗어난 기대인플레이션은 연말 2% 중~후반의 상당한 높은 수준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 실질금리 하락에 금융안정 측면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급성 증대
기대인플레이션 회복 국면에서 작년 5월 명목 기준금리가 역사적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에도 실질 정책금리는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6월 실질 정책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인하 사이클 이래 가장 낮은 마이너스 수준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저금리는 분명 가계의 부채 및 위험 자산 투자 증가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코로나 위기 이후 실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가계 금융 자산 중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비교했을 때 주식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금리 조정이 없다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실질 기준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의 이유로 꼽히고 있는 금융불균형이 보다 심화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럼에도 최근 바이러스 재확산 및 거리두기 최고 단계 시행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셈법은 다소 복잡해지고 있다.

# 한은, 매파적 커뮤니케이션 방침 고수할 것
아직까지 예정대로 하반기 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 무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수출과 투자가 견고하고 모빌리티지수를 보면 이번 4차유행에서 소비 중심의 내수에의 충격도 지난 1~3차 유행과는 다르게 제한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큰 틀에 변화가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될 여지가 있는 금융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차원으로 한국은행은 '시장과의 소통 측면에서' 매파적인 톤을 고수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와 같이 바이러스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경기 불확실성 및 하방압력) 보다는 정책 정상화의 시급성에 방점을 두는 방식으로 말이다.

사실상 한 두 번의 금리인상으로 금융불균형 문제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통화정책의 목적은 금융 환경 변화에 대한 예고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나 위험 추구 행위를 완화시키려는 데 있다. 매파적인 태도를 시장예상보다 강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기대 형성은 통화정책의 묘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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