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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 하락에도 아직 비싼 휘발유 가격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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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 하락에도 아직 비싼 휘발유 가격의 부담
  • 권희진 애널리스틔 / KB증권
  • 승인 2021.12.24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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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증권
출처 = KB증권

# 유가 100달러 시절에 맞먹는 휘발유 소매가격
휘발유가 너무 비싸다. 최근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3달러로, 과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던 시절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지난 10월 말 배럴당 85달러에서 두 달간 14% 넘게 떨어졌으나 휘발유 소매가격은 11월 둘째 주 갤런당 3.4달러에서 최근 3.3달러로 3% 남짓 하락에 그쳤다. 

통상 휘발유 가격이 유가 움직임에 1~2주 가량 후행하고 변동성도 더 낮기는 하다. 하지만 [그림1]에서 보듯 올해 들어서면서 휘발유 가격은 유가 등락을 무시하고 줄곧 오름세를 나타내온 터라, 최근의 제한적인 하락도 낮아진 유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로 마무리돼 재차 상승세로 전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휘발유 소매가와 도매가의 차이 역시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돼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견조한 휘발유 수요와 유가 변동성, 휘발유 가격의 하방 경직으로 이어져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비싼 이유는 (1)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고 (2) 향후에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이전만큼 위중증도가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제 활동은 꾸준히 이루어지는 데다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난방, 여행 수요도 높아지면서 휘발유 소비가 많다. 

게다가 안 그래도 하반기부터 유가가 65~85달러 사이에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주유소가 최근의 유가 하락에 맞춰 가격을 적극적으로 하향 조정할 유인은 더 작다. 

유가 하락을 반영해 휘발유 판매 가격을 내렸다가 향후 다시 유가와 휘발유 도매가가 상승하면 마진이 축소될 수 있어 굳이 탄력적으로 대응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유가는 최근 소폭 반등했으며 타이트한 수급이 유지되면서 선물시장에서 근월물에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도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 경직적인 가격, 연준의 매파 기조를 뒷받침
견조한 수요와 투입 비용 상승에 대한 예상은 앞으로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기대로 이어져 휘발유 가격의 경직성을 만들고 있다. 

뉴욕거래소의 원유 선물 가격이 낮아져도 그 영향이 소비자 물가지수의 바스켓까지 미치지 못하는 점은 물가 상승률의 둔화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우리는 이전 자료 (9부 능선을 넘은 물가 (12/13))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비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전년동월비 상승률 역시 연말~연초를 고점으로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 

다만 휘발유 가격 경직성 때문에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이 제한적으로만 반영돼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연준 내에서의 매파적인 기조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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