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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전쟁(코로나, 물가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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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전쟁(코로나, 물가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 박상현 애널리스트 / 하이투자증권
  • 승인 2022.02.1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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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기 (ⓒ pixabay)
우크라이나 국기 (ⓒ pixabay)

▶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는 금융시장

물가 리스크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가 3대 전쟁(코로나, 물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에 동시에 직면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처럼 전면전으로 확산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자칫 장기화 될 경우 3대 전쟁 리스크로 인해 물가 압력이 통제권을 벗어날 여지가 높다는 것이 금융시장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문이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한 배경에는 공급망 이슈, 임금 상승 등 일시적 및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도 1월 물가 쇼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적 혹은 장기화 양상을 띨 경우 과거 70~80년대 오일 쇼크 당시와 같이 원유 공급 쇼크에 의한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면이 재발될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주요 밀 수출국(2017~19년 기간 기준 전세계 5위 수출국)이라는 점에서도 곡물가격 불안 현상을 더욱 증폭시켜, 소위 에그플레이션 현상을 현실화시킬 여지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발 물가 압력과 그린플레이션 압력에 이어 오일 쇼크발 인플레이션 그리고 에그플레이션 압력마저 가세하는 동시 다발적 물가 리스크가 현실화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여전히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처럼 당장 전면전이 현실화될지 혹은 긴장 상태의 장기화로 갈지,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과 같이 단기 국지전으로 그칠지 아니면 장기 전면전 형태를 보일지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달러 강세 및 국채 금리 하락) 강화된 현상이 나타났지만 당장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통화 가치는 의외로 안정세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유가는 급등했지만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등 전쟁에 대한 시각 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면전에 따른 미국의 대러시아 강경 제재 조치 현실화, 대표적으로 러시아 금융기관의 달러 결제망 퇴출과 같은 제제 조치시행이다. 달러 결제망 퇴출이 일시적 글로벌 자금흐름 경색을 초래, 글로벌 신용 리스크 확대를 유발시키는 동시에 러시아의 석유 혹은 천연가스 공급 감소 혹은 중단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우려는 전면전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미-러간 갈등 장기화가 물가와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이다. 갈등 장기화로 인해 90달러를 상회하는 유가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물가 압력의 빠른 둔화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국내와 같이 원유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가의 경우 경제적 악영향이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단기 해소는 녹록치 않다. 미-러간 입장 차이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도 불안요인이다. 취임 13개월을 맞이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3개월 당시의 지지율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커다란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대내적으로 물가압력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정책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대러시아 강경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음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또 다른 변수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3대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사가 경기와 금융시장 흐름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용 스프레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심각한 위기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가 어떤식으로 전개될지를 모니터링 할 시점이다. 

▶ 이번주 물가와 통화정책과 관련된 또 다른 이벤트도 대기

1월 소비자 물가 쇼크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물가 리스크와 관련된 두 가지 지표가 발표된다. 우선 15일에 미국 1월 생산자물가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16일에는 중국 1월 생산자물가가 발표될 계획이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흐름을 보면 1월 미국과 중국 생산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여지가 높다. 다만, 주목할 것은 전년동월 기준 미-중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지다.

미국 생산자물가의 경우 21년 11월 9.8%(전년동월)를 정점으로 12월 9.7%로 소폭 둔화되었고 22년 1월에는 9.0%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시 21년 11월 13.5%(전년동월)를 정점으로 21년 12월 10.3%에 이어 22년 1월에는 9.5%로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자물가 수준이 높은 수준임은 분명하지만 그나마 공급망 차질을 상징하는 생산자물가 둔화세가 가시화된다면 물가 정점론이 다소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공장인 중국 생산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부합할지가 주목된다.

물가 지표와 더불어 17일 발표될 FOMC 회의 의사록 역시 주목되는 이벤트다. 지난 1월에도 12월 FOMC 회의 의사록이 발표되면서 트리플 긴축 리스크가 본격화 되었다는 점에서 1월 FOMC 회의 내용은 3월 금리 인상 폭을 포함해 미 연준의 긴축 강도에 대한 금융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다.

여러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어 이번 한 주 금융시장 변동폭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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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플레이션 :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하는 현상
※ 에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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