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12 (금)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2차 유가 상승 대비할 때 ... "점진적이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 높다"
상태바
2차 유가 상승 대비할 때 ... "점진적이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 높다"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5.10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가에 가한 일차적인 충격은 짧고 강렬했다. 글로벌 석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021년 말 79.2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러시아 군사 작전 초기인 3월 7일 배럴당 139.13달러까지 급등했다. 4월 11일에는 배럴당 97.57달러로 3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에너지 수요감소 덕분이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여름 휴가를 앞두고 또 한 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가오는 2차 상승은 보다 점진적이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올해 당장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려는 EU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러시아산 원유의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위성사진으로 추측한 바에 의하면 4월 들어 러시아의 원유생산량은 전쟁 발발 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5월15일에 시작되는 EU의 제재는 원유 중계업자들의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EU의 필수 사용량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강화되는 제재로 인해 트라피구라 그룹(Trafigura Group), 비톨 그룹(Vitol Group), 글렌코어(Glencore Plc) 등 세계 최대 원유 중개상들은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아예 중단한다고 지난주 밝혔다. 제재로 인해 5월과 6월에도 생산이 더 줄게 되면서 휴가 시즌을 맞는다면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대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유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EU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 수십 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EU는 여전히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EU는2020년 석유 사용량의 23% 정도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2020년 EU 총 에너지 사용량의 약 33%가 석유에서, 25%는 천연가스, 10%는 석탄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갑작스러운 중단은 유럽 전역을 침체에 빠뜨릴 것이며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가 보고된 후 EU는 8월부터 러시아의 석탄 수입을 금지할 것이며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EU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줄이기 위한 6차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내용에는 러시아의 석유 구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것과 해상보험과 같은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제재가 포함되어 있어 EU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의 원유 선적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 정부는 원유 증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는 않은 듯하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오펙(OPEC)은 추가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생산자들 역시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만류로 치솟는 유가에도 불구하고 생산설비 확장을 꺼리고 있다. 다행히 4월 첫째 주에 석유 시추 활동의 주요 지표인 미국의 굴착 장치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EU 제재에 대응하여 최근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로 수출을 늘리고, 동쪽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 건설과 철도를 확장하는 등 러시아의 원자재 수출에 대한 전면적인 방향 전환을 명령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새로운 수출품 운송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데 수 년이 걸릴 것이다. 또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일부 늘릴 수는 있지만 유럽 시장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중국은 에너지 공급을 다각화하고 있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3월에 14% 정도 감소한 것이 흥미롭다. 중국은 코로나 봉쇄로 에너지 수요가 억눌려 있는 상태이다. 중국이 단기간에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면 중국의 에너지 수요 회복으로 유가 상승은 추가적인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러시아는 자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며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에 기대를 거는 듯하다. 실제로 인도는 지난 4월에 하루 약 70만 배럴을 러시아로부터 매입했다. 그러나 인도의 정유업체가 러시아에서 구매하는 원유의 양에는 두 가지 이유로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 증가가 기존 중동 공급업체와의 관계 손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둘째는 원유의 화학적 구성에 대한 이슈 때문이다. 모든 원유는 화학적 구성이 조금씩 다르고 정유시설은 특정 등급의 원유 또는 혼합 등급을 처리할 때 가장 수익성이 좋게 운영된다. 러시아산 원유의 증가는 중력 및 황 함량 측면에서 유사한 품질의 원유로 대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도 정유업체가 수용할 수 있는 러시아산 원유의 양을 제한할 수도 있다.

EU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을 줄이는 만큼 러시아는 구매자를 아시아에서 찾으려 할 것이다. 이는 운송거리와 배송기간이 늘어나 유조선, LNG선 등 에너지 수송선의 수요증가를 의미한다. 흑해의 러시아 항구인 노보로시스크에서 인도의 시카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까지 가는 시간보다 최소 3배나 더 길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조선이 지금보다 5-6배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워렌 버핏이 지난 1분기에 미국 에너지 주식을 대폭 늘린 것은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의 무게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필자가 몇 주 전에 코멘트 했듯이 FTGC, DBC 등 커머디티 ETF등의 전망이 밝은 이유이다. 또한 이는 국내 조선주에도 호재가 아닐까 한다. 국내 조선주들은 지난 7-8년 가까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올해 드디어 분기 흑자를 (즉 턴어라운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