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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에 IPO시장도 '찬바람'…줄줄이 상장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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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에 IPO시장도 '찬바람'…줄줄이 상장철회
  • 김효진 기자
  • 승인 2022.05.1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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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대어급 IPO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이 줄줄이 대열에서 낙마하고 있는 것이 기업공개 시장의 현재 분위기를 말해준다. 증시불안이 IPO시장을 흔들고 있고, 여기에 시장변화에 스텝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들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SK쉴더스, 태림페이퍼, 원스토어가 연달아 상장철회를 결정했다. 해당업계 내에서 이름값이 매우 높은 기업들이라 IPO시장에 주는 충격이 상당했다. 유동성 장세에서 IPO시장이 대어 불패의 신화를 보여줬지만 현재 시장의 성격이 변화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들로 평가된다.

이들은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는 통과했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수요예측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수요예측 부진에 한차례 상장철회를 결정했던 대명에너지의 경우에도 공모규모를 축소하고 밸류에이션을 40%가량 낮춘 덕분에 수요예측과 청약을 마치고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특히 5월에만 3곳이 상장대열에서 이탈했다. 원스토어의 경우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이재환 대표가 “현재 시장은 어렵지만 상장계획을 쭉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결국 상장철회를 결정해 아쉬움을 더했다. 원스토어 외에 SK쉴더스까지 고배를 마시면서 SK스퀘어는 자회사 IPO를 통한 성장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 연준(FED)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가중되면서 올해 들어 증시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1월 정점인 36799.65포인트에서 이달 11일 31834.11포인트로 15.6%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지난해 11월 16057.44포인트에서 이달 11,364.24포인트까지 밀리면서 41.3%나 떨어졌다. S&P500지수도 올해 1월 4796.56포인트를 찍고 11일 3,935.18로 마감하면서 21.9%가량 하락했다.

국내시장의 경우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6월 3316.08포인트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3000선 안팎에 머물던 지수는 올해 한단계 내려 앉아 2600포인트에서 2800포인트의 박스피를 형성했다. 이후 미국 증시 폭락 영향으로 지난 10일에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600선을 깨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연준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22년만이다. 여기에 미국 4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높은 탓에 빅스텝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로 인해 미국의 물가 정점론이 탄력을 받기 힘들게 됐다. 이는 연준이 빅스텝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IPO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흐름이 좋지 못한 것이 기업공개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IPO기업 중 상장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13곳이었는데, 이 중에서 엔켐, 케이카, 현대중공업만이 상장일보다 최근 주가가 오르거나 엇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22개 종목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입성했다. 11일 종가가 공모가 위에 형성된 기업은 12곳에 불과하다. 이 중 주가가 공모가 보다 높으면서 상장일 주가보다 위에 형성된 기업은 오토앤, 아셈스, 공구우먼 단 3곳에 그쳤다.

유동성 축소국면에 투자자들은 돈줄을 조이고 있는데, 적잖은 IPO기업들이 여전히 유동성 장세의 여운에 취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공모가 확정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22개 기업 중 8곳이 희망밴드 하단이나 이에 못미치는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3개 중 1개 꼴이다. 지난해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89곳이 IPO에 골인했는데, 그 중 77곳이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으로 결정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시장관계자는 더스탁에 “작년만해도 풍부한 유동성에 고평가 논란이 일었더라도 기업들의 상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크게 부진한 상태여서 최근에는 공모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런데 유동성 파티가 끝났는데도 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시장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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