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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6월부터 시작 ... 美 증시 바닥은 2분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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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6월부터 시작 ... 美 증시 바닥은 2분기 이후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5.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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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식 홈페이지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식 페이스북

지난 주 역시 고통스러운 한 주였다. S&P500과 나스닥(NASDAQ)은 각각 3.0%, 2.9% 하락했고, 이는 전 고점 대비 각각 18.6%, 30.0% 하락을 의미한다. S&P 500과 나스닥은 7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8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다우지수의 하락은 대공황이었던 1932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금요일 장 막판에 보인 강력한 매수세, 전통 방어주들의 급락, 채권시장의 강세 등 여러 부분에서 필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S&P500은 지난 주 금요일 장중 최대 2.3% 하락하여 장중 일시적으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나 장 마감 전 1시간 동안 엄청난 매수세가 들어와 고점 대비 손실을 18.7%로 줄이면서 베어마켓(Bear market) 진입을 모면했다. 베어마켓은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것을 일컫는다.

뉴스 흐름만 보면 금요일의 강력한 막판 매수세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주의 가장 중요한 뉴스는 단연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업체인 타겟(Target)과 월마트(Walmart), 콜스(Kohl’s)의 실적발표였다. 이들 기업의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비용상승과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1분기 이익에 큰 타격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매출은 기대 이상이었으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이 마침내 물가 상승의 영향권에 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소매업체들의 실적을 통해 분명해진 것은 미국에서 가장 잘 운영되는 회사들조차 높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타이트한 노동시장,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도 등의 환경변화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주 타겟의 주가는 29% 하락했으며 월마트는 19%, 콜스도 19% 하락하여 1987년 블랙 먼데이 붕괴 이후 최악의 주가 하락을 보였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의 발언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매파적으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돌아섰음을 보여 준다. 이전과 달리 잠재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 미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립 금리 이상의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가격 안정을 회복하는 데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 중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방어주의 하락이다. 방어주의 하락은 흔히 베어마켓 말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올해 20% 가까운 지수 하락에도 강보합을 유지했던 필수소비재 ETF는 지난주 8%정도 하락했다. 또한 방어주 중의 방어주로 알려진 P&G(Procter & Gamble)와 허쉬(Hershey)의 하락은 무려 8% 내외로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필자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과 반대로 2주 연속 상승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약 2주 전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2주 연속 하락했다. 채권 수익률의 하락은 채권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는 적어도 채권시장에서만큼은 인플레이션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필자가 보기에 지난주 주식시장의 혼란스러운 모습은 아직 경기침체의 징후가 매크로 데이터 상으로는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미국은 4월에 428,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여 12개월 연속 400,000개를 넘어섰고 실업률은 3.6%를 유지하며 대유행 이전 반세기 최저치인 3.5%를 약간 웃돌았다. 3월 소비자 지출은 가계가 여행, 식사, 휘발유 및 식품에 더 많이 지출함에 따라 증가했다. 4월 산업 생산이 역시 전월의 증가보다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선행지표조차도 경기침체가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사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아무런 경기침체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투자 측면에서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경제가 향후 침체에 빠질 이유는 넘치는데 아직 호황인 현재의 매크로 상황은 투자자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고 시장의 변동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월가 투자전략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 관찰된다. 그들의 S&P 500에 대한 전망치는 현재 최고와 최저 예측 사이의 격차가 37%에 달하는데, 이런 큰 차이는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투자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수익이 아직 없거나 미미한 최첨단 기술주에 주로 투자하는 캐시 우드(Cathie Wood)의 주력 ETF는 지난 주 5일 연속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갔다. 또한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방어주 성격이 짙은 필수소비재 지수가 8%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주 시장의 모습을 정리하다 보니 필자는 미 연준이 투자자들에게 경기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다고 확신을 주거나,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식시장이 안정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침체는 역사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쁜 소식이다. 경기침체는 결국 소비자들의 지출과 기업이익에 큰 부담을 주어 주요 주가지수를 더욱 하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1950년부터의 기록을 보면 S&P 500은 경기침체 기간 동안 고점에서 평균 30% 정도 하락했다. 그리고 지난 11번의 금리 인상기 중 8번은 결국 경기침체로 끝났다.

필자는 미국 주식시장의 바닥을 2분기 이후로 본다. 가장 큰 이유는 통화 긴축이 2분기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1987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금리 인상 보다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6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2월말에 시작된 유가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S&P500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되었다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영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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