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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는 유가에 달려 있다 ... 공급 부족에 배럴당 380달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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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는 유가에 달려 있다 ... 공급 부족에 배럴당 380달러 전망도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7.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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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상반기가 끝났다.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에겐 처음일 듯한 높은 수준의 변동성과 하락률 때문인지 상반기가 지났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도 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높은 불확실성은 향후 6개월도 만만치 않다는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이번에는 2022년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올해 상반기 중에 본격화된 인플레이션은 3월부터 40년 최고 수준에 달했고 선제 대응에 실패한 연준의 통화 긴축은 그 유래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속도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고 주식 시장의 폭락을 불러왔다.

S&P 500 지수는 2022년 상반기 동안 20.6% 하락했다. S&P 500은 1932년, 1962년, 1970년 상반기에 각각 45.4%, 23.5%, 21.0% 하락한 기록에 이어 사상 4번째 기록이다. 한편, 기술 중심의 나스닥(Nasdaq)은 상반기 동안 29.5% 하락했으며, 이는 닷컴 거품이 붕괴한 2002년 상반기를 능가하는 사상 최고의 하락률이다.

이와 같은 폭락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적어도 역사적인 경험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1950년 이후 12번의 약세장은 고점에서 저점까지 평균 10개월 동안 지속되었으며 평균 34% 하락했다. 만약 이번에도 과거의 경험을 따른다면 S&P500의 바닥은 10월 정도에 이르고 지수도 15% 정도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이번 약세장의 특징은 주식 시장 안밖으로 투자자들에겐 피난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S&P500을 구성하는 총 11개 섹터 중 에너지 섹터를 제외한 10개 섹터가 연초 대비 하락하여 상당히 광범위한 하락을 했다. 투자등급 채권이 약 11%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 역시 사상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신흥 시장의 주식과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였고 암호 화폐 시장마저 붕괴되어 유가 증권에 투자하는 모든 이에게 큰 손실을 안겨주었다.

6월 중순에 시작된 3대 지수의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국 경제 전망은 계속해서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6월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44%라고 한다. 지난 1월의 18%와 비교되는 수치다.

매크로 측면에서 하반기에 추가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인도 등 주요 경제들이 그들 지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외 세계 주요 지역의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게 할 수 있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식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 시장 전망 역시 계속해서 더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6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72%가 향후 12개월 동안 투자 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5월보다 6% 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2008년 9월의 리만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시장 참여자 다수의 견해가 비관적이라는 것은 훌륭한 투자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은 투자자가 가장 우울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S&P 500 지수가 1932년, 1939년, 1940년, 1962년, 1970년과 같이 상반기 동안 최소 15% 이상 하락했을 때 하반기에는 평균 24% 상승했다.

상반기 폭락이 하반기 폭등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과거 경험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주식 시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조심스럽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해 유가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주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제 침체 가능성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근절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역시 그와 같은 발언을 했다. 이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유가야 말로 올해 하반기의 가장 큰 변수이다. 최근 원유 가격이 경제 침체 우려로 하락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유가와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 부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러시아 제재가 공급부족을 심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지난주 G7 국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게 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가격에 상한선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대해 JP모건(JP Morgan)은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러시아가 보복적 감산을 할 경우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38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리포트를 지난주에 내보냈다. JP모건은 또한 러시아의 견고한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러시아 경제에 과도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일일 원유 생산량을 500만 배럴까지 줄일 수 있는데 일일 공급량이 300만 배럴만 감소해도 원유 가격이 $19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보기엔 만약 원유 가격이 배럴 당 $190까지만 올라도 S&P500이 현재 3825에서 30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초에 배럴 당 $63이었던 원유 가격이 $190이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거의 확실하게 실현된다고 본다. 참고로 유가는 지난 6월 5일 13년 최고점인 $121을 찍고 현재 경기 침체 우려로 $108로 떨어져 있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정리하면 유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주식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상반기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하반기에 큰 반등이 올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 투자자가 감내해야 하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즉 위험 대비 투자 수익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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