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첨단 회로소재 전문기업 아이씨에이치(대표 김영훈, ICH CO.,LTD)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가격인 3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57대 1을 기록했다. 그동안 IPO시장에서 실적과 기술력을 갖춘 소부장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졌는데, 아이씨에이치는 그같은 흐름을 이어받지 못한 셈이다. 회사는 소부장 특례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아이씨에이치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401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926억원 수준이다.

수요예측은 지난 13~14일 진행됐으며, 양일간 국내외 223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5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가 3만4000~4만4000원으로 제시된 가운데, 신청수량 기준 63.26%(가격미제시 6.06% 포함)가 4만4000원 이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참여 건수 기준으로는 69.51%가 3만4000원 이하에 주문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가격인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상장을 주관한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이씨에이치의 기술력과 실적 성장성에 대해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여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2년 설립된 아이씨에이치는 친환경 첨단회로 소재 전문기업이다. 기초소재, 복합소재, 첨단소재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IT기기에 내장되는 소재와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IT기기용 점착 테이프, 전자파 차폐 가스켓, 친환경 필름형 박막 안테나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당사는 원소재를 개발해 제조하고, 그 원소재로 복합 소재를 개발 및 제조하며, 복합 소재로 다시 첨단 부품 소재를 개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직계열화 된 공정과 기술로 제품의 성능과 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소재인 필름형 박막 안테나는 2020년부터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 여기에는 원소재 및 복합소재 기술과 친환경 상온프레스 패터닝 공정기술이 융합돼 있다. 아이씨에이치만의 독자기술인 ‘상온 프레스 패터닝 공정’은 기존 19단계의 FPCB 제조공정을 9단계로 50% 이상 간소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특히 공정 단순화 과정에서 노광 및 에칭 공정을 제거해 환경폐기물 및 물 소비를 제로화하면서 친환경 공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은 38.4%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평균 23.1%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84억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최종 고객사인 삼성전자향 매출비중이 90% 이상으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아이씨에이치는 원천기술에 기반한 원가 경쟁력과 친환경 공법을 통해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네트워크 산업, 디스플레이 산업, 배터리 소재 부품 등의 자동차 전장 사업과 같이 플렉서블 회로소재가 사용되는 모든 산업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네트워크 장비 내장 안테나, 디스플레이 복합시트, 폴더블 힌지보호 점착소재 등을 양산 및 공급할 예정이다.

청약은 오는 19~20일 진행되며, 삼성증권에서 할 수 있다.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이달 29일이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은 인도와 베트남 등 해외법인 설비 투자와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 채용, 글로벌 IT 기업 및 자동차 부품 공급사와의 협력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영훈 아이씨에이치 대표는 “기술특례상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아이씨에이치가 미래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기업가치 극대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