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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개복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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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개복치 편
  • 전민아 기자
  • 승인 2017.04.1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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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라! 개복치!' 오해와 진실

아침햇살이 강렬해서 '사망', 공기방울이 눈에 들어가서 '사망', 바다거북이 무서워서 '사망'… 과거 한때 출시됐던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게임이 나온지 일주일 만에 한국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무료 게임 순위 10위권 안에 진입한 적이 있다.

게임 내에서 개복치가 사망하는 이유는 강력한 아침햇살, 눈에 들어간 공기방울을 비롯해 비닐을 해파리로 착각해서, 동료가 사망한 것에 충격 받아서 등 게임유저들로 하여금 실로 뒷목 잡게 만드는 이유들만이 가득하다.

개복치는 실제로 게임과 같이 예민하고 잘 죽는 것일까.

(사진제공: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 생김새보단 '몰라몰라(Mola mola)'라는 학명으로 잘 알려진 개복치 >

개복치는 조그마한 상처나 수질과 빛에도 다른 어종들에 비해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기르기 어려운 것은 확실하다.

눈망울이 큰 만큼 겁도 많고 관람객들이 쳐다보면 숨기도 하는데, 잘 알려진 사실처럼 실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직진만 하기 때문에 장애물에 부딪혀서 죽기도 한다.

이렇듯 서식환경이 까다로운 탓에 국내에서 살아 헤엄치는 개복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이 유일하다.

이 같은 개복치의 연약한 생명력이 게임에서 다소 과장되어 이슈가 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알에서 부화한 개복치가 성체가 되기까지의 생존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다산의 여왕'이라 불리는 개복치(학명: Mola mola)는 한 번에 최대 3억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는데, 이는 지구상에 사는 척추동물 중 가장 많은 알을 낳는 어류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중 무사히 성체로 생존하는 개복치는 극 소수에 불가하다. 낳은 알과 부화된 새끼를 전혀 돌보지 않는 개복치의 성향 탓에 헤엄이 느리고, 몸집이 작은 새끼 개복치가 대부분 다른 물고기의 먹이로 희생되기 때문이다.

개복치는 복어목에 속하는 물고기로 몸의 크기가 매우 크고 납작하며, 몸이 절반만 있는 것처럼 생겼으며 눈이 아주 크고 똘망똘망한 것이 특징이다. 바다의 중층에서 헤엄쳐 다니며, 가끔은 수면 위에서 옆으로 누워 떠 있기도 한다.

(사진제공: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로지 '직진'하는 개복치>

개복치가 바다에 천천히 떠다니면 다른 물고기들이 접근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기생충에 시달리는 물고기들이 사포처럼 거친 개복치의 몸을 이용해서 기생충을 떨쳐내는 행동이다. 또한 개복치의 몸에서 분비되는 항생물질은 물고기들이 기생충에게 다친 부위를 치료해주는데, 이 때문에 개복치는 ‘바다의 의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체가 된 개복치는 270kg이상의 몸무게와 최대 3.3m까지 자라는 거대한 몸집 덕분에 대부분의 천적으로부터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분고분한 성격 탓에 범고래나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와 대형 어종들에겐 여전히 온순한 먹잇감일 뿐이다.

해파리를 주식으로 하는 개복치는 비닐을 먹이로 오인해 폐사하는 하거나 정치망 등 어민이 설치한 어구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개복치 관련 게임 이슈로 이런 사항들이 잘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단순 흥미로 그치지 않고 해양 생물 보호에 대한 인식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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