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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PMI 리뷰: 공급 차질 문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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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PMI 리뷰: 공급 차질 문제의 역설
  • 권희진 애널리스트 / 한국투자증권
  • 승인 2021.05.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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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 5월 PMI, 공급 능력을 웃도는 강한 수요의 회복세를 재확인
3분기 공급차질 이슈 상존해 주요국 생산지표의 개선 속도가 느려질 전망
쌓이고 있는 수주잔고는 공급 문제가 완화된 후 더 큰 생산 압력으로 분출될 것

현지시간 21일 발표된 주요 선진국의 5월 PMI 속보치는 공급 능력을 웃도는 강한 수요의 회복세를 재확인시켜주었다. PMI 제조업지수는 미국과 유로존에서 각각 61.5pt, 62.8pt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미국 60.2pt, 유로존 62.5pt)를 상회했는데, 그 하위 내용을 살펴보면 공급보다 수요의 개선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주문지수의 상승폭이 생산지수의 상승폭을 압도해 생산-주문 스프레드가 더 깊은 마이너스 영역으로 하락했다. 국내외의 신규 주문이 쌓이며 앞으로의 생산 압력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솟아오른 수주잔고지수에서도 확인된다. [그림 2]에서 보듯 통상 생산지수는 수주잔고지수를 웃도는데, 올해 3월부터는 수주잔고가 훨씬 가파르게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수요 대비 공급의 상대적인 부족이 지속되면서 제조기업들의 market power는 확대되고 있다. 산출가격과 투입가격 간 차이는 다소 부침이 있지만 올 2월 저점을 지난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의 PMI 제조업지수 하위항목인 산출가격 지수는 5월 70.9pt로 전월보다 2.8pt 높아져 투입가격지수(5월 78.8pt, +0.8pt)의 상승폭을 앞질렀다. 이는 공급자들이 그동안 높아져온 생산비용의 부담을 상품 가격으로 일부 전가시키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5월에는 유로존에서도 수주잔고지수가 생산지수를 뛰어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높임에 따라 5월 유로존의 경제 봉쇄조치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완화되었고, 이연소비가 본격적으로 발생하자 상품 신규주문도 큰 폭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현재의 고령층 우선 접종을 6월 7일부터 전국민 접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소비수요가 점증하는 반면 전세계 밸류체인에서 공급자 역할을 담당하는 신흥국 방역 상황은 한참 뒤쳐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3분기에도 공급차질 이슈는 상존할 전망이다. 러시아산 백신이 인도와 중남미에 공급될 예정이 지만 보급률이 매우 낮거나 아직 긴급승인을 받지 못해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3분기 주요국의 생산지표는 개선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이를 부정적인 ‘경기 둔화’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수주잔고는 공급 차질 이슈가 완화된 이후 더 큰 생산 압력으로 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경제지표 상승폭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되, 이후 재개될 경기 회복 흐름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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