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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 : 반등의 선결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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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 : 반등의 선결조건
  • 박승영 애널리스트 / 한화투자증권
  • 승인 2022.02.2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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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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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복귀가 부른 인플레 우려  :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까지 제기

COVID-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전세계 COVID-19 치명률은 1.4%까지 떨어졌다. 작년 말 1.9%에서 0.5%p나 낮아졌다.

KOSPI가 1월 급격한 가격 조정 뒤 2,700p 중반까지 반등했다. 언택트(untact) 주식들이 1월 주식시장을 끌어내렸다. 인터넷, 게임, 백신 관련주를 언택트 주식으로 보면 언택트 주식들의 KOSPI200 내 비중은 작년 말 8.4%에서 7.3%까지 낮아졌다. 1년 전엔 7.6%로 오히려 낮았다. 작년 말까진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이를 가능케 했다. 경제 정상화의 초입에서 주식시장의 반등은 제한되고 있다. KOSPI가 COVID-19 국면에서 나스닥과 함께 가장 상승률이 높았고 IT,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 섹터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상화를 호재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더 근본적으로 정상화 속도를 두고 이견이 빚어지면서 주식시장의 반등이 제한되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1982년 2월 이후 최고를 경신하면서 일각에선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전쟁 중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리처드 닉슨이 “인플레이션은 참아도 실업은 못참는다”고 말한 게 1970년대식 인플레를 잘 설명한다.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재정적자가 커졌고, 정부가 Fed에 저금리를 압박하며 인플레 기대를 자극했고 실제 인플레로 이어졌다. 실질 소비와 투자는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감소했다. 1970년대 초 15~20배 수준이던 미국 주식시장 PER은 1970년대 후반 10배 밑으로 떨어졌다.

2022년 미국의 재정적자는 감소하고 있다. M2 증가율도 낮아지고 있어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인플레 기대를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빨리,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시장에서 공감을 얻고 있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반등하려면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시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경로가 불확실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다. 3월 FOMC 금리인상 폭을 두고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어서 그때까지 반등 탄력은 약할 것으로 보인다.

# 우크라이나 지정학 계산법 : 독일은 러시아 가스에 발목 잡힌 형국

미국의 1970년대식 인플레에 정점을 찍은 건 중동발 오일쇼크였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지금과 묘하게 비슷한 점이 있다. 유가마저 오르면 1970년대식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더 강해질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는 걸 러시아가 반대하는 것이 지정학적 우려의 시발점인데, 영국과 독일이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현안이 아니라고 말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동쪽부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지나 러시아 서쪽까지는 지리적 장애물이 없는 평원이다. 그래서 독일은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해 왔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선 미국이 승인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설득해 미국의 준공 승인을 얻어냈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노드스트림2를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수요자 우위 시장일 때 가능한 얘기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중 독일 비중은 25%로 유럽 주요국을 합한 것보다 10%p 높다. 지금은 러시아의 협상력이 독일보다 우위에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고 싶겠지만 독일은 유보하고 싶은 것 같다. 

러시아가 전쟁을 적극적으로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국경이 넓지만 15세~60세 인구는 2005년 9,000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0년에 8,100만명으로 15년새 10%나 급감했다.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도 2013년 883억달러에서 2020년 617억달러로 30%나 줄었다. EU의 2,328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고, 우리나라의 457억 달러보다 34% 많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가장 많이 언급하는 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다.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은 중간 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녹녹치 않아 보인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취임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41%로 14%p나 급락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에 대해 조사기관 FiveThirtyEight은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꼽았다. 언론에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하는 뉴스가 나오고 나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아프간에서 실추된 강한 해결사의 이미지를 우크라이나에서 회복하고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를 얻고 싶을 것이다.

# 반등을 위한 선결 조건 : 인플레 기대가 제어돼야 반등도 가능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이슈들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며 인플레에 대한 기대가 제어되야 할 것이다. 금융시장의 인플레 기대는 원자재에 대한 투자 수요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2018년에도 달러에 대한 순롱 포지션이 증가하면서 원자재의 순롱 포지션이 감소했다. 올해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원자재의 순롱 포지션은 2018년 고점에 약간 못 미친다. Fed가 3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원자재의 투자 수요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Fed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인플레 기대를 제어하는데 실패할 경우 달러 순롱 포지션은 감소하고 원자재 순롱 포지션은 증가할 수 있다. 원자재별로 살펴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상승했음에도 WTI에 대한 투자수요는 최근 감소하고 있고 천연가스는 순숏 포지션 상태다. 최근엔 곡물을 중심으로투자 수요가 증가했고 에너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아 보인다. 

# 3월 FOMC까지 변동성 감내 : 인플레 기대와 실제 인플레의 연결고리로 상품선물 시장 주목

현재 주식시장의 키는 Fed가 인플레 기대를 제어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판단한다. 3월에 50bp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실패했을 때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인플레 기대가 실제 인플레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상품 선물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 기대가 억제되지 않으면 달러가 다른 통화들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이고 원자재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현재 원자재 투자 수요는 2018년을 살짝 밑도는 수준으로 위, 아래 어느쪽으로든 움직일 수 있어 보인다.

1970년대식 인플레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맥락은 이해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 가능성에 시장이 집중하는 것도 유가 상승이 인플레 기대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싶은 것이 갈등의 시작점인데, 러시아의 쳔연가스 공급에 기대고 있는 독일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사실상 재료는 소멸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취임 후 1년 간 지지율이 급락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신의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남을 것 같다. 그래서 3월 FOMC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고 판단한다.

3월 FOMC 이후에 달러가 약세로 돌변하며 원자재 가격을 부추길 경우 주식시장의 조정은 길어질 수 있다. 원자재에 대한 투자 수요 감소를 확인하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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