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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피할 수 없었던 디폴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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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피할 수 없었던 디폴트의 그림자
  • 신윤정 애널리스트 / 이베스트투자증권
  • 승인 2022.04.1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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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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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견된 모라토리엄 선언 

4월 12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성명문을 통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난달랄 위라싱게(Nandalal Weerasinghe)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포괄적인 채무 재조정이 준비될 때까지 대외부채 상황을 잠정 중단한다"며 제한된 외환보유고를 필수 품목 수입에 사용할 것을 밝혔다.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스리랑카 전역에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Gota-Go Village)가 확산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확산된 이유는 ①많은 대외부채와 ②자국 산업 침체에 있다는 판단이다. 

2022년 3월 스리랑카 외환보유액은 17.2억 달러로 라자팍사 대통령이 취임한 2019년 11월(65.2억 달러) 이후 큰 폭으로 감소했다. GDP 대비 대외부채비율은 2020년 12월 60.9%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스리랑카의 대외부채는 51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까지 갚아야 할 대외부채는 약 70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많은 대외부채의 원인은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있다. 

인프라 구축을 이유로 중국 부채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2021년 4월 스리랑카 대외부채의 10%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2017년에는 함반토타 항구 건설 대금을 상환하지 못해 지분 70%를 99년 기한으로 중국 국영 기업(자오상쥐그룹)에 양도하는 인프라 사업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스리랑카 내 산업은 이러한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5월 라자팍사 대통령은 친환경 유기농업 전환을 목표로 화학비료 수입 금지령를 발표했다(Gazette Extraordinary No. 2226/48). 

2020년 스리랑카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36%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유기농 전환을 위한 사전교육 없이 발효된 수입 금지령은 농민들이 경작을 포기하게 하면서 농산물 공급 차질을 나타나게 했다. 스리랑카의 가장 큰 단일 수출품인 차(茶) 생산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약 300만 명의 근로자가 실업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21년 11월 화학비료 수입금지조치를 철회했으나 정부는 유기농업화 정책을 지속하는 입장은 고수한다. 더욱이 스리랑카의 핵심 외화수입원인 관광산업은 2019년 부활절 테러를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코로나 19 장기화로 2021년 12월 관광수입이 5.1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자국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도와 중국 등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태로, 4월 19일부터 6일간 본격적으로 IMF와 구제금융 협상에 돌입하고 정부 차원의 소득지원과 관광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파른 인플레이션 상승세와 원자재 수입 및 공급 차질은 스리랑카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또한 관광업과 농업은 정책 변화에 따라 빠른 회복을 보이는 것이 어려운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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