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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국내 은행 가상계좌 잔고 2조...전년비 6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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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국내 은행 가상계좌 잔고 2조...전년비 65배↑
  • 이슬찬 기자
  • 승인 2018.01.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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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가상통화 잔액 7,865억원으로 독보적 1위

지난 달 12일 기준 은행의 가상계좌 내 가상통화 잔고가 2조6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전 322억원 대비 6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금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2일 기준 농협은행의 잔고가 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의 발급 가상계좌는 단 2개에 불과했지만, 가상통화 잔액은 7,865억원에 달해 우리-국민-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총합계를 초과했다.

가상계좌는 대량의 이체 작업이 필요한 기업, 대학 등이 은행으로부터 부여받아 개별 고객의 거래를 식별하는데 활용하는 법인계좌의 자(子) 계좌다. 통상적으로 1개의 법인계좌 아래에 거미줄 같이 많은 가상계좌가 있다.

농협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3~4위권 대형사인 코인원의 주거래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가상계좌 발급 건 수는 가장 작지만, 계좌 잔고가 가장 많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 농협이 발급한 2개의 가상계좌 예하에 포함된 실 가상계좌 수는 수백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상계좌 잔액 기준 2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으로 4,920억원에 달했다. 발급한 가상계좌 수는 30개에 이른다. 기업은행은 최근 두 달간 혜성처럼 급부상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주거래은행이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가상계좌 잔액이 455억 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가상계좌 거래소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터주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18개 계좌를 내주고 있으며, 이들 계좌에는 거래소의 운영자금 총 3,879억원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가상계좌를 발급해주고 예금 유치 및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인다. 업계에서는 가상계좌 운영에 따른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가상화폐의 투기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며 "은행 자체적인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슬찬 기자Lee@the-sto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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