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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세포로 키워낸 '배양육' 시대 겨냥한 스타트업 투자 ·기술개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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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세포로 키워낸 '배양육' 시대 겨냥한 스타트업 투자 ·기술개발 활기↑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4.02.16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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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배양육 시장, 오는 2040년 2250억달러(약300조원) 성장전망
심플플래닛, 동물세포 기반 배양육 기술 개발, 80억원 프리A 투자유치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 쇠고기 맛 나는 '하이브리드 쌀' 기술 개발 성공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배양육이 우리의 식탁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중순 세계 최초로 쇠고기 배양육 판매를 허가했다. 앞서 싱가포르가 2020년, 미국이 2023년 닭고기 배양육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각각 승인했지만 쇠고기 배양육은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인공고기’를 말한다. 전통적 도축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단백질 고기를 얻을 수 있어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축 사육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문제도 상당량 해결할 수 있어 친환경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양육의 시장전망을 밝게 내다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전 세계 배양육 시장규모가 오는 2030년 25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오는 2040년 배양육 시장규모가 2250억 달러(약 300조원)의 초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양육의 시장이 성장하려면 풀어야할 과제도 아직 적지 않다. 배양육은 소규모 실험실 생산 수준에 머물고 있어 단가가 높다. 이때문에 대중화되기 위해선 대량양산 기술개발과 대규모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인공적으로 배양한 고기이다보니 식품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식품 대기업은 물론, 이제 막 출발한 푸드테크 스타트업들까지 배양육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개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벤처투자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요즘이지만 배양육 스타트업에 대해선 여전히 거액의 투자가 단행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푸드테크 스타트업 ‘심플플래닛(대표 정일두)’은 이날 포스코기술투자와 디씨피프라이빗에쿼티, 이지홀딩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현대기술투자, 프롤로그벤처스, 패스파인더에이치,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8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심플플래닛의 누적투자유치액은 100억원에 달하게 됐다.  

2021년 4월 설립된 심플플래닛은 국내 최초로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을 높인 배양육 개발에 성공한 업체로 소와 돼지, 닭, 오리, 광어 등의 근육, 지방, 혈관 등 원하는 조직의 영양소만 담겨있는 부분을 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배양육 세포를 길러내는데 필수적인 배양액의 가격을 크게 낮추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스타트업 피칭대회 ‘WKBC’ 푸드테크 부문 1위, 영국 푸드포워딩 푸드테크500 선정, 스위스 매스챌린지 ‘Sustainable Food Challenge 2023’, 싱가포르 X-Pitch 지속가능 부문 1위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심플플래닛은 오는 2025년 자체 배양육 양산해 상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심플플래닛은 세포배양 고단백 파우더 대량 생산을 위한 GMP 생산 시설 구축에 착수했으며 공정 기술 최적화, 식품원료 인허가, 해외 진출 등과 같은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할 계획이다.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식품 기업과 배양육 시제품 활용화를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해외 진출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획 모색과 함께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진들에 의해서도 배양육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학교 홍진기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을 통해 쇠고기(배양육) 맛이 나는 하이브리드 쌀을 개발 소식을 알렸다고 영국BBC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홍진기 교수팀의 ‘하이브리드 쌀’은 쌀알에 소 근육과 지방세포를 심어 최대 11일 동안 배양했기 때문에 일반 쌀에 비해 단백질은 8%, 지방은 7% 더 많으며 약간 분홍빛을 띤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소의 세포를 체취해 따로 배양하면 잘 자라지 않지만 쌀에 심어 키우면 잘 자란다는 점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또한 쇠고기 세포가 쌀알에 더 잘붙도록 쌀 표면을 생선 젤라틴으로 코팅했다.  

전통적인 축산방법으로는 쇠고기 100g당 49.89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홍 교수팀의 쇠고기 쌀은 6.27kg밖에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이번 쇠고기 쌀 개발에 참여한 박소현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보통 가축에서 단백질을 얻지만, 축산업은 많은 자원과 물을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영양가가 높은 쌀에 가축 세포를 추가하면 영양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진 기자mongsil2@the-stock.kr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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